IT 2분기 실적도 심상찮은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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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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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D램-LCD값 떨어지고… PC-TV는 외면 받고…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이 심상치 않다. 국내 반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D램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TV와 노트북 화면에 쓰이는 LCD 패널 가격도 오르는 듯하더니 제자리걸음이다. 지난달 반도체와 LCD 수출액이 모두 4월에 비해 줄었다.

이 때문에 올해 1분기(1∼3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업체들은 2분기(4∼6월)에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영업이익 4조 원 달성에 실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가 1분기보다 낫지만 겨우 내부 목표치에 다다를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D램 가격 1달러 밑으로


PC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의 주력제품(DDR3 1Gb 128Mx8 1066MHz) 가격은 13일 1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D램 가격은 지난달 1달러를 넘어서 오름세를 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다시 1달러 밑으로 추락한 것이다.

이처럼 D램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는 D램이 들어가는 PC가 인기가 없어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PC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는데, 법인 고객을 뺀 일반 소비자 대상 매출만 따지면 4.4%나 낮아졌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지갑을 여느라 상대적으로 PC를 외면한 것이다.

PC뿐 아니라 TV도 외면을 받으면서 LCD는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인다. 프리미엄 상품인 발광다이오드(LED)TV나 스마트TV, 3차원(3D)TV가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기에는 역부족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TV 소비자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TV의 새로운 특장점인 LED, 3D, 인터넷 연결성 모두 TV 교체의 동기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중에서도 3D가 약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LG전자의 편광필름패턴(FPR) TV가 2D LED보다는 잘 팔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또한 3D가 좋아서가 아니라 가격이 싸기 때문이라 당분간 국내 TV업계의 마진 압박과 실적 약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소비자들이 TV를 살 만한 ‘킬러’ 유인(誘因)이 없는 데다 경제지표가 불확실해 당분간 TV와 LCD 시장은 안갯속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스마트폰 세계 1위” 삼성만 활짝


TV와 PC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은 활개를 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4.8%에서 올 3분기 20.4%로 급상승할 것”이라며 “2분기에 노키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뒤 3분기에도 선두를 지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PC에 들어가는 D램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D램 비중을 늘려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일반 D램과 모바일 D램 등 특수 제품의 비중을 지난해 4 대 6에서 올해 3 대 7로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 특수(特需)가 일부 업체에 집중돼 국내 정보기술(IT)업계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당장 LG전자의 휴대전화사업부는 2분기에도 적자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전에는 삼성 휴대전화가 잘되면 다른 업체들도 함께 잘됐는데, 앞으로는 산업 간, 업체별 차이가 점차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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