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OOO’ …北, 앞으론 절대 막을 수 없다

  • Array
  • 입력 2011년 6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독재국가 인터넷 차단해도 무선망 통해 정보전파 가능
NYT “국무부 프로젝트 추진”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등 독재국가의 인터넷 차단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통신망을 거치지 않고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그림자 인터넷 이동통신(shadow internet and mobile system)’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비밀 전문 등을 인용해 미 국무부가 외국에서 해당 국가의 통신망을 이용하지 않고 광범위한 지역에 무선망을 구축해 검열을 거치지 않고 국제 인터넷과 접속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스템은 특수 소프트웨어로 무선 네트워크망을 구축해 음성, 문자, 동영상, e메일 정보 등이 국가가 통제하는 통신망을 거치지 않고 컴퓨터나 휴대전화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이란, 리비아, 시리아 등 인터넷을 검열하거나 차단하는 국가에서 반체제 인사들이 자국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점 때문에 미 CBS뉴스는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는 ‘스텔스기’에 빗대 이 시스템을 ‘스텔스 인터넷’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동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독재 국가들이 인터넷과 이동통신을 검열하거나 차단해 반체제 인사들의 정보 교환을 막는 데 대한 대응책으로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처럼 외부 정보가 엄격히 차단된 국가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게 특징.

NYT는 외교전문을 인용해 “2009년 5월 김씨 성을 가진 한 탈북자가 중국 선양(瀋陽)에서 미 영사관 관계자를 만났는데 김 씨는 중국 단둥(丹東)에서 휴대전화로 국경을 넘어 북한 내에 있는 사람과 통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그림자 인터넷 시스템이 북한과 같이 폐쇄적인 국가에서도 사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아프가니스탄에서 5000만 달러를 들여 독립적인 무선전화망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미군 기지에 통신 기지국을 설치해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통신망을 차단하려는 탈레반에 대응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NYT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세계 곳곳에서 인터넷, 휴대전화나 다른 기술을 이용해 독재 권력에 대항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