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前대통령 기관지서 꺼내보니 손가락만한 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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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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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6.5cm 한방용 침 제거

노태우 전 대통령의 흉부 X선 사진. 작은 원은 노 전 대통령의 성대 아래쪽으로 기관절개를 하고 연결한 의학용 튜브의 모습이고 큰 원은 오른쪽 폐와 연결된 기관지를 관통한 길이 6.5cm의 한방용 침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흉부 X선 사진. 작은 원은 노 전 대통령의 성대 아래쪽으로 기관절개를 하고 연결한 의학용 튜브의 모습이고 큰 원은 오른쪽 폐와 연결된 기관지를 관통한 길이 6.5cm의 한방용 침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기관지에 들어 있던 침(鍼)이 한방용 침으로 확인됐다. 또 침의 손잡이 부분이 아래쪽을 향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나 침술 과정에서 침이 피부를 뚫고 들어갔을 가능성보다 노 전 대통령의 호흡을 돕는 의학용 튜브를 통해 침이 들어갔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본보 22일자 A12면 참조
[단독]노태우 前대통령 목에 웬 침?

28일 동아일보가 단독 입수한 노 전 대통령의 X선 사진을 판독한 결과 문제의 침은 전체 6.5cm 길이에 2cm가량의 손잡이가 있는 한방용 침이었다. 문제의 침은 기도에서 폐의 입구인 오른쪽 주기관지를 관통했다. 특히 침의 손잡이 부분이 아래쪽으로 거꾸로 박힌 모습이었다.

서울대 병원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그동안 호흡 곤란으로 기관 절개를 하고 목 부분에 지름 7mm가량의 ‘ㄱ’자 모양 튜브를 꽂고 생활해 왔다”며 “이 튜브로 침이 들어가 오른쪽 기관지에 박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침은 뾰족한 바늘 방향이 아니라 뭉뚝한 손잡이부터 들어가 기관지로 곧장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병원 측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 기관지에 들어간 물질 제거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수술 후 의료진이 한방용 침 샘플과 대조한 결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경 전신마취를 한 뒤 한 시간가량 수술을 받았으며, 의료진은 내시경을 이용해 침을 꺼냈다. 수술 후 노 전 대통령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한방용 침이 나온 만큼 한의사가 침을 놓다 실수를 한 것이라면 해당 한의사를 제명하는 등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 측이 누구에게 침을 맞았는지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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