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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소통]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서울스퀘어 특별전서 다시 만나는 백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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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소통]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서울스퀘어 특별전서 다시 만나는 백남준

동아일보입력 2011-04-19 03:00수정 2011-04-1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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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야 되감는다지만 삶은 …
①경기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주최한 ‘미디어스케이 프, 백남준의 걸음으로’전에 나온 백남준의 ‘TV 거북선’. 전 통의 문화 유산을 현대적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웅장한 설 치작품이다. 용인=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②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건물의 전면에 설치된 미디어 캔버스를 통해 선보인 백남준의 ‘패션 애비뉴’.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③백남준의 ‘최초의 휴대용 TV’. 독일 부엌에서 쓰였던 평범한 강판에 TV 모니터를 그려넣었다.
최초의 휴대용 TV는 어떤 모습일까. 경기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박만우)에선 미디어아트의 선구자 백남준(1932∼2006)이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 감각으로 빚은 TV를 전시하고 있다. 독일 부엌에서 사용한 소박한 강판에 모니터를 그려 넣고 ‘최초의 휴대용 TV’(1973년)라고 명명한 작품이다. 주변의 흔한 물건에 아이디어를 결합한 작가의 유쾌한 창조정신이 엿보인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지난해 구입한 이 작품을 비롯해 백남준과 그에게서 영향을 받은 오늘의 작가들이 만든 미디어 지형도를 짚어보는 전시를 올해 첫 기획전으로 마련했다. 7월 3일까지 열리는 ‘미디어스케이프, 백남준의 걸음으로’전. 미래의 물결을 내다본 작가의 천재적 면모를 아우른 전시란 점에서 인상적이고, 15일 개관한 백남준도서관도 들러볼 만하다. 031-201-8571

나들이가 어려우면 31일까지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의 정면에 설치된 미디어 캔버스를 통해 그의 영상작품을 접할 수 있다. 주한 독일문화원과 가나아트가 주최한 ‘2011 독일 미디어아트, 당신의 인식은?’전과 연계된 백남준 특별전. 전시장이 아닌 일상 공간, 도심의 거리로 파고든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다.(화, 목, 토, 일 오후 8∼10시)

○ 창조사회의 예언자 백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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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은 시대를 앞서 뉴미디어와 기술의 발전 및 보급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상상과 실천을 고민하고 통찰한 작가다. 최근 취임한 박 관장은 “백남준과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창조적 인류란 점에서 같다”며 “미술관은 백남준의 사당이 되기보다 그의 정신과 철학이 어떻게 계승되는지를 연구하는 허브(HUB)로 활동하면서 대중에게 더 다가서는 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전시에선 일반인이 좋아할 작품도 많다. 64대의 TV를 지그재그로 설치한 ‘W3’는 제목처럼 월드와이드웹(www)으로 대표되는 웹문화와 미디어에 대한 열광을 암시한다. 굳이 이를 알지 못해도 자유자재로 증식하는 스포츠의 이미지가 즐거움을 준다. ‘자석 TV’ ‘참여 TV’ ‘닉슨 TV’ 등 1960년대 중반 작품도 볼거리다. 모니터에 자석을 대거나 마이크를 사용하면 화면에 변화가 생긴다. 구형 TV, 축음기, 사진기 등을 쌓아올린 6m 높이의 ‘TV 거북선’은 전통과 현대를 넘어선 수작이다.

미술 애호가들이 반색할 작업으론 1975년 미국의 13번 채널에서 방영한 비디오 연작 ‘모음곡 212’가 있다. TV가 변화시킨 뉴욕의 풍경을 현란한 비디오 콜라주 등으로 스케치한 30편을 소개한다. 1974년 록펠러재단에 그가 제출한 논문의 사본은 ‘일렉트로닉 슈퍼하이웨이’의 개념을 제시한 문서로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 창조적 삶의 철학자 백남준

백남준의 정신적 유산은 현대 작가들의 예술적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2층 전시장은 국내외 작가 15명의 비디오아트, 사운드아트, 웹퍼포먼스를 선보여 그가 뿌린 씨앗이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가는 여정을 살펴본다. 턴테이블 위에 그림을 그리면 백남준의 육성이 흘러나오는 ‘사운드 드로잉’의 김기철, 웹퍼포먼스를 펼친 캐나다의 제레미 베일리 등은 작가에 대한 경의를 작품으로 녹여냈다. 그의 조수로 활동한 빌 비올라의 ‘마지막 천사’, 뒤셀도르프대에서 백남준을 사사한 얀 페르베이크의 ‘눈앞의 밝은 미래’ 등도 눈에 들어온다.

미래의 물결을 예견한 백남준은 생전에 “당신은 아는가? 언제쯤 대부분 미술관에 TV 의자가 놓이게 될지를?”이란 질문을 던졌다. 이렇듯 기술의 급격한 변화를 상상하면서도 그는 그 속에서 삶의 사유를 길어 올린다. 벽면에 소개된 그의 말이 울림을 남긴다.

“비디오테이프로 모든 것을 녹화하고 보존하면서 우리는 신의 절반을 모방했다. 비디오테이프를 되감기할 수는 있어도 우리의 삶을 되감기할 수는 없다. 비디오테이프 녹화기에 ‘빨리감기’ ‘되감기’ ‘정지’ 버튼이 있지만, 우리의 삶에는 ‘시작’ 버튼 하나뿐이다. 삶에는 ‘빨리감기’나 ‘되감기’가 없기에 앞날을 전혀 예견할 수 없다. 그러니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용인=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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