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신분당선 연장선 ‘미금역’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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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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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금역 신설은 수원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미금역 일대 이용자가 많아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역에서 수원시 광교신도시까지 연결하는 신분당선 연장선 공사가 이달 8일 시작됐다. 신분당선 연장선은 총길이 12.8km로 모두 1조5343억 원이 투입돼 2016년 2월 완공 예정이다. 이 노선에는 수지 3곳과 광교신도시 신대저수지 인근, 광교신도시 경기도청사 인근, 경기대 인근 등 6곳의 역사가 예정돼 있다. 이 연장선은 올해 9월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강남역∼정자역· 18.5km)과 연결된다. 광교신도시에서 강남역까지 30분 만에 오갈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성남시가 연장선이 지나가는 미금역(분당선)과 바로 붙여서 정차역을 신설하려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나서자 광교신도시 입주 예정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역 만들면 분담금 4519억 원 반환을”


광교 입주 예정자들로 구성된 미금역추진결사반대위원회 회원 1000명은 10일 감사원에 국토해양부와 성남시를 감사해줄 것을 촉구하는 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미금역을 추가하면 고속전철로 계획된 노선이 저속전철이 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130만 명에 이르는 수원시민에게 돌아간다”며 “만일 미금역을 추가할 때는 광교 입주 예정자들이 분담한 전체사업비 중 33%인 4519억 원에 대한 분담금 반환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광교신도시에 들어서는 혐오시설인 철도차량기지도 성남시가 가져가야 한다”며 “정자 환승역과 미금역과의 역사 거리가 불과 1.3km로 역 간 거리가 짧다”고 강조했다. 광교 입주 예정자들이 반발하자 수원시도 지난달 신분당선 연장선은 광교 입주 예정자들의 돈으로 지어지는 만큼 미금역이 추가될 경우 전철 운행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반대한다는 내용을 경기도와 국토부 등에 전달했다. 윤상필 광교신도시입주민 연합회 부회장은 “미금역이 신설된다면 다른 지역 주민들도 우후죽순 정차역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결국 신분당선 연장선은 누더기 전철, 저속전철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광교 입주민 가구당 평균 1200만 원을 들여 건설하는데 돈 한 푼 안 낸 성남시가 혜택을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제성이 있다는 성남시

성남시는 미금역사 신설비용 900억 원을 전액 시 자체예산으로 부담하겠다며 민자사업자인 경기철도㈜와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성남시는 앞서 민간 회사와 한국교통연구원에 경제성과 타당성 용역을 의뢰한 결과 모두 경제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신교통팀 관계자는 “미금역에 정차할 경우 가감속도와 정차시간을 포함해 1분가량 지체되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나와 전체적인 운행시간에 거의 변화가 없다”며 “전체적인 평균 운행속도 역시 시속 90km를 유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신분당선 연장선 미금역 이용객 역시 1일 1만여 명 수준으로 집계돼 충분히 역사 건립의 타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정자역과 신설 미금역 구간의 길이가 1.9km로 역 간 거리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미금역 일대 분당 주민들도 미금역 신설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구일완 신분당선 미금역 유치추진위원장은 “현재 분당선 미금역 이용객이 5만 명이 넘고 주변 쇼핑몰과 서울대병원 이용객 등 유동인구까지 포함하면 분당신도시의 최대 역세권”이라며 “수원시민들에게 전혀 피해가 없는데 무조건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부 광역도시철도과 관계자는 “민자사업자와 성남시가 경제성이나 타당성, 사업비 분담방안 등을 마련해서 미금역 설치방안을 내놓으면 그때 가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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