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단독]조석준 신임 기상청장 ‘아픈 과거’ 고백
더보기

[단독]조석준 신임 기상청장 ‘아픈 과거’ 고백

동아일보입력 2011-02-11 03:00수정 2011-02-11 12:2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27년전 음주 뺑소니 사망사건 참회하며 죽도록 봉사하겠다”
“평생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았습니다. 이제 죽도록 국민에게 봉사해 (그 빚을) 갚겠습니다.”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57·사진)은 최근 며칠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국내 최초의 ‘기상전문기자’ 출신으로서 기상청 수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기뻤지만 오래전부터 마음에 걸렸던 20여 년 전의 음주사망 사고 때문. 이 사실을 알게 된 동아일보가 확인을 요구하자 조 청장은 잠시 망설였지만 곧 당시 사건의 경위를 털어놓았다.

KBS 기상전문기자로 근무하던 1984년 6월 어느 날 저녁 그는 직장 동료들과 서울 여의도에서 술을 마신 뒤 자정 무렵 취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자택으로 가던 도중 뭔가에 부딪혔다는 느낌에 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폈지만 술에 취한 데다 주변이 어두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가 어려웠다. 그는 별다른 생각 없이 집으로 향했다. 몇 시간 뒤 경찰이 집으로 찾아왔다. 경찰은 “교통사고로 사람이 숨진 현장에서 당신의 자동차 검사필증이 발견됐다”며 “당신이 사고를 낸 거 아니냐”고 물었다.

조 청장은 “술에 많이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았지만 뭔가에 분명히 부딪힌 것은 맞다는 생각에 조사에 응했고 결국 음주 뺑소니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피해자 가족에게 용서를 구한 뒤 피해자 가족과 합의했고 법원은 이를 감안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당시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지금처럼 엄격하지 않았던 것도 징역형을 피할 수 있었던 한 원인이었다. 조 청장은 “당시 500만 원(그의 월급 30만 원의 17배가량) 정도를 피해자 가족에게 보상금으로 줬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하지만 마음의 괴로움은 끝나지 않았다. 자신의 어처구니없는 실수에 괴로워하던 조 청장은 사고 석 달 뒤인 그해 9월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냈다. 그는 “TV를 통해 얼굴이 알려진 공인 입장에서 너무 죄스러운 일을 저질러 기자를 계속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듬해 1월 조 청장은 코카콜라 한국지사로 직장을 옮겼다. 하지만 기상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끊을 수 없었다. 결국 13년 만인 1997년 KBS로부터 계약직 기상캐스터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방송을 다시 시작했다.

조 청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한 청와대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조 청장의 뉘우침을 직접 듣고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사회가 나를 용서해주고 기상청장이란 중요한 역할을 맡겼다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평생 빚을 갚으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