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2010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 어떻게 선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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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6일 14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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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대중문화 전문웹진 O₂가 '2010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를 선정한 결과 KBS2 '추노'의 장혁이 93.7점을 얻어 방송 3사를 망라한 '드라마계의 지존'으로 선정됐다.

장혁은 1~3월 방영된 '추노'에서 멸족한 양반가 출신 추노꾼 이대길을 연기해 "먼 훗날 까지도 장혁을 대변하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평을 받았다. '추노'는 평균시청률이 30.3%(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로 '제빵왕 김탁구'(36.7%) '수상한 삼형제'(31.9%)에 이어 올해 가장 높은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위는 SBS '대물'에서 열혈 검사 하도야 역을 맡은 권상우(88.3점), 3위는 SBS '시크릿 가든'의 까칠한 재벌2세 김주원 역할의 현빈(87.9점)이 차지했다.

4위는 KBS2 '신데렐라 언니'에서 냉소적인 송은조로 나와 성인 연기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을 받은 문근영(87.8)이었다.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코믹한 캐릭터 '주얼리 정'에서 SBS 드라마 '자이언트'의 악역 조필연으로 180도 연기 변신을 시도한 정보석(87.4점)이 5위에 올랐고, '자이언트'의 주인공 이범수(87.3점)는 6위를 차지했다.

젊은 연기자들도 약진했다. 1986, 87년생 윤시윤(86.7점) 한효주(85.0점) 박유천(84.6점)은 7~9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준혁 학생으로 인기를 모은 윤시윤은 '제빵왕 김탁구'(KBS)에서 주인공 탁구 역을 맡아 선전했고, '동이'(MBC)의 한효주는 쟁쟁한 선배 연기자들을 제치고 올해 MBC 연기대상의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성균관 스캔들'(KBS)로 연기자로 데뷔한 박유천은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30대 이모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MBC '선덕여왕'의 미실 역으로 '2009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 1위의 영예를 안았던 고현정은 올해 '대물'의 서혜림 역으로 '제빵왕 김탁구'의 전인화와 함께 83.5점을 얻어 공동 10위에 그쳤다.

<표> '2010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 심사 결과
※ 편집자 주 : "우리 오빠가 왜 3등이야!" "우리 누님이 꼴찌라니!" 하는 의문을 가지신 분들을 위해 심사 점수 산출 공식을 공개합니다. 아래 수식을 이용해 점수를 계산해보세요.^^분야별 점수 = 분야별 비중 * 표준점수,여기서 표준점수 = 최소점 + 변환점수 * (100 - 최소점), 이중 변환점수 = (점수 - 최소값) / ( 최대값 - 최소값)
※ 편집자 주 : "우리 오빠가 왜 3등이야!" "우리 누님이 꼴찌라니!" 하는 의문을 가지신 분들을 위해 심사 점수 산출 공식을 공개합니다. 아래 수식을 이용해 점수를 계산해보세요.^^

분야별 점수 = 분야별 비중 * 표준점수,
여기서 표준점수 = 최소점 + 변환점수 * (100 - 최소점),
이중 변환점수 = (점수 - 최소값) / ( 최대값 - 최소값)

올해 1차 심사에는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동아닷컴 등 동아미디어그룹 소속 연예 담당 기자와 칼럼니스트 14명이 참가해 올해 지상파 방송3사가 내보낸 드라마 65편(아침드라마 제외)의 출연자 가운데 11명을 선정했다.

O₂는 이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평가(50%) △연기자가 불러일으킨 사회적 반향 평가(30%· 기사 건수로 계산) △인터넷 투표(20%) 3개 항목으로 심사해 최종 순위를 매겼다

전문가 평가에는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 이진영 O₂ 편집장이 참여했다.

2차 심사의 항목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 평가' 부문에서는 장혁이 1위를 차지했고, 기사 건수로 계산한 '사회적 반향 평가' 부문에선 윤시윤, '인터넷 투표'에서는 박유천이 1위로 랭크됐다.

다음은 2차 심사위원단의 한 줄 평.


▶1위 장혁

"조선시대 무정부주의자를 호출하는 감성의 표출."(윤석진)
"배우 본인이 지닌 개성과 잠재된 가능성, 그리고 극중 캐릭터의 특성이 가장 탁월하게 일치된 케이스. 먼 훗날 까지도 장혁을 대변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이문원)
"'추노'는 2010년 최고의 드라마. 대길 역을 장혁 만큼 해낼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이진영)



▶2위 권상우

"제 몸에 맞는 옷을 입고 멋져 보이지 않는다면 남자도 아니다."(윤석진)
"권상우가 잦은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늘 불사조처럼 부활할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저력 덕택이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배역을 만났을 때의 권상우는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고, 대체할 수도 없다."(이문원)
"배우로서의 단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는 배역을 만나 선전했다."(이진영)





▶3위 현빈

"블링블링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다."(윤석진)
"김은숙 작가 각본에 크게 힘입은 캐릭터라 연기를 따로 평가할 건 못될지도 모른다. 그저 작품을 잘 만난 운 좋은 케이스로 볼 수도 있겠지만, 어찌됐건 운도 기본실력과 경험이 따라줘야 자기 것으로 붙잡을 수 있는 것이다."(이문원)
"여자의 혼이 들어온 남자 '김주원'은 일찍이 한국 드라마에 없었던 캐릭터. 현빈의 매력은 올림픽으로 치면 '군 면제'감이다."(이진영)



▶4위 문근영

"딱딱하게 굳은 어깨에서 노회한 소녀의 피로를 느끼다."(윤석진)
"자신의 숨은 일면을 개발해냈다는 점에서는 100점. 그 개발된 일면을 캐릭터에 안정적으로 녹여냈느냐는 부분에서는 60점, 그래서 80점이다."(이문원)
"연기에 빈틈이 없었다. 연기자로서 성공적인 성인식을 치른 작품이다."(이진영)



▶5위 정보석

"악마에게 연민을 느끼게 만들다."(윤석진)
"'하이킥'에서만큼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느낌은 아니지만, 이미지 혼란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기변신을 시도하는 모습은 여러모로 귀감이 된다."(이문원)
"그의 눈빛은 물론 마른 몸매에서도 독이 뿜어 나오는 듯했다."(이진영)




▶6위 이범수

"무적의 태권V처럼 우직한 정의와 경직된 양심 사이를 방황하는 아쉬움."(윤석진)
"캐릭터 자체는 잘 구성돼 있지만, 이범수의 탁월한 타이밍 감각과 재치를 살려줄만한 캐릭터는 아니었다."(이문원)
"정의롭고 강인한 캐릭터 '이강모'와 연기, 외모, 목소리 면에서 싱크로율 100%. 그러나 원톱이 되기엔 아직 0.2%가 부족하다."(이진영)



▶7위 윤시윤

"인천 앞바다를 사이다로 만든 청년의 기개."(윤석진)
"인지도는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올라갔지만, 연기는 더 평면적으로 변모했다. 다소 신경질적인 시트콤 캐릭터가 더 매력적이었고, 잘 어울렸다."(이문원)
"신인다운 풋풋함이 배어나면서도 어색하지 않았던 연기가 기대를 갖게 한다."(이진영)





▶8위 한효주

"똘망똘망한 것 같았으나, 결국은 놀란 토끼눈으로 숙종만 홀리다."(윤석진)
"가능성은 계속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이 곧 뛰어난 연기인 것은 아니다."(이문원)
"젊은 여배우 기근 문제를 해결해줄 기대주."(이진영)




▶9위 박유천

"무표정한, 그리고 무뚝뚝한 얼굴 속에 스며있는 청년의 열정."(윤석진)
"배우로서 제2의 커리어 선포치고는 너무 단순하고 손쉬우며 안전한 캐릭터를 골랐다. 결과적으로 영리한 커리어 선택이긴 했어도 아직 연기를 평가할 단계는 못 된다."(이문원)
"아이돌 출신으로 사극을 무난히 소화해낸 점에 박수를."(이진영)



▶10위 고현정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도 아우라를 발산하다."(윤석진)
"고현정은 인풋이 좋아야 아웃풋도 좋은 배우다. 섬세하게 다듬어진 '미실'을 만났을 때는 폭발했지만, 도식적인 '서혜림'을 만나니 그저 만화 캐릭터가 돼버렸다."(이문원)
"대본이 문제인가. 연기가 평면적이다. 그래도 고현정인데 안타깝다."(이진영)



▶10위 전인화

"그녀가 입을 열면 구마준은 눈물을 흘리고, 김탁구는 분노했다."(윤석진)
"전인화는 데뷔 초부터 화려한 스타성보다는 극의 뿌리 역할에 충실했던 배우다. 여전히 크게 눈에 띄진 않아도 그녀는 자신이 출연한 모든 드라마의 진정한 '주인'이다."(이문원)
"배우는 패션으로도 연기한다."(이진영)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

※ 오·감·만·족 O₂는 동아일보가 만드는 대중문화 전문 웹진입니다. 동아닷컴에서 만나는 오·감·만·족 O₂!(news.donga.com/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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