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이런 방송을 하겠습니다]방송의 사회적 책임 위한 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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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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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CSR홈페이지 구성안
채널A CSR홈페이지 구성안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를 실행하지 않는 미디어기업은 독자·시청자와의 관계에서 큰 손해를 볼 것이다.”

BBC와 ITV, 가디언, 피어슨 등 영국의 12개 주요 미디어그룹이 2008년 공동으로 개최한 ‘미디어 CSR 포럼’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들은 CSR 경영이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여기고 있다.

○ CSR활동에 시청자 참여 확대

BBC 직원들은 피치 못할 경우를 제외하곤 잉글랜드 지역 내에서는 비행기를 이용할 수 없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BBC는 에너지 효율은 물론이고 명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기업을 평가하는 런던벤치마킹그룹(LBG)은 “BBC의 2008년 CSR 커뮤니티 관련 활동의 가치가 약 43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BBC, ITV 등과 방송에 관한 공동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동아일보는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출범하면 한국 언론사 중 최초로 CSR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약속→이행→감독·평가→보고 및 공개’를 제도화한 것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널A는 우선 매년 초 방송의 사회적 책임 목표와 계획을 밝히는 ‘채널A의 약속’을 발표한다. CSR 전담기구인 사회책임사업단은 제작 가이드라인과 자체 심의규정 등에 따라 약속을 이행한다. 약속 이행 평가위원회는 이를 감독·평가한 뒤 CSR 리포트를 통해 시청자에게 내용을 공개한다. 채널A의 CSR 홈페이지는 시청자들이 CSR 활동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CSR 관련 활동에 참여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 ‘사회적 책임’ 전국적 노력 필요

BBC의 요게시 초한 CSR담당 상임고문은 “한국의 미디어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영국의 미디어 CSR 포럼 같은 전국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채널A는 국내 여러 미디어기업과 힘을 합쳐 ‘한국 미디어 CSR 포럼’을 해마다 개최할 계획이다. 한 해의 CSR 활동을 정리하고 지속가능한 미디어 경영 모델을 만드는 것이 포럼의 설립 목표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구체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국내외 권위 있는 기관 309곳과 MOU를 체결했다.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학계, 어린이재단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소수계층 보호 기관, 대한변호사협회 대한체육회 등 공익단체, 유네스코와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 등 국제기구와 광범위한 협력 관계를 맺었다.

○ 콘텐츠 평가지수(CQI) 개발

영국 일간신문 가디언의 조 콘피노 CSR담당 이사는 “미디어의 CSR 핵심은 공정하고 투명한 편집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A는 이를 위해 방송 프로그램의 질적 완성도와 공정성 등을 종합 평가하는 콘텐츠평가지수(CQI)를 개발했다. CQI 조사에는 미디어 관련 학회 및 여론조사 단체 등 외부 기관이 참여한다.

공정한 선거방송도 준비하고 있다. 총선과 대선 6개월 전 선거기획단을 꾸려 후보자의 공약을 평가하고 이행 여부를 감시하는 매니페스토 평가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MOU를 체결한 세계 18개 한인방송을 통해 재외국민의 참정권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선거 관련 콘텐츠를 제공할 방침이다.

채널A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모델(가칭 KSCI)도 개발했다. 각 지역의 △사회·문화 인프라 △반부패 및 윤리 인식도 △지역커뮤니티 발전 등을 평가해 공익적 지표로 활용한다.

○ 문화 기여 활동 지속적 전개

또 채널A는 각종 콩쿠르와 문화, 스포츠 행사 등을 통해 90년간 한국 문화·체육 발전에 기여해온 동아일보의 문화주의 전통을 이어받아 창의적인 문화 기여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우선 유네스코와 함께 ‘꺼져가는 세계유산에 생명의 빛을’이라는 주제로 신문·방송 융합 크로스미디어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했다. 또 한국의 세계유산 10대 후보군(잠정 목록)을 세계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찬란한 한국유산 10+(플러스)’란 캠페인도 준비하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지자체협의회 구성을 제안하고 세계문화유산 국제학술대회 및 스토리텔링 공모전을 개최한다. 3차원(3D) 기술로 한국문화유산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런던=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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