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미에 ‘맞불 훈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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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선양-산둥서 육군-공군 동시다발 실시

한국과 미국이 서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서해와 맞닿은 중국의 일부 군구에서도 인민해방군의 군사훈련이 진행돼 맞대응 훈련인지 주목된다. 또 인민해방군 관계자들이 잇따라 언론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에 반대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중국군망(軍網)은 30일 베이징(北京) 등 수도권을 방어하는 베이징군구와 북한과 국경을 맞댄 동북지방의 선양(瀋陽)군구, 그리고 산둥(山東)의 지난(濟南)군구가 최근 방공훈련과 육군 공군 합동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훈련의 시기와 참가 부대, 규모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군망에 따르면 한 방공부대는 수백 문의 대포와 미사일 발사 차량, 레이더 등을 위장한 채 산 정상으로 이동한 뒤 가상의 적 전투기 공격을 격퇴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지난달 29일 선양군구에서 혹한과 폭설 등 악천후에도 전차와 헬리콥터, 박격포 등을 동원해 훈련을 전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훈련을 실시한 군 관계자는 “훈련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육군과 공군의 합동 작전 능력을 증진시켰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군사 훈련과 함께 군의 현역 장교 등 군부 인사들의 한미 연합훈련 반대도 잇따르고 있다.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에 비하면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반대 표현의 수위는 낮아졌지만 군부 인사들의 이 같은 의견 표현을 통해 간접적으로 동맹국 북한을 감싸고 한미 양국 연합훈련에 반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줘(尹卓) 중국 해군 소장은 최근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웹사이트인 런민망의 ‘강국포럼’ 초청 온라인 대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에 대한 침략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며 “항모가 가까이 있어 북한에 대단한 압력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남북한 포격전’의 흙탕물을 뒤집어써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누리꾼의 질문에 “한반도의 안정 여부는 동북아지역에서 중국의 안전과 관계가 있다”며 “한반도가 중국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군사과학원 세계군사연구부 부부장인 뤄위안(羅援) 소장은 환추(環球)시보 기고를 통해 “미국이 항모 조지워싱턴을 서해에 진입시킨 것은 중국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자 중국의 문을 두드리며 싸움을 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 항모의 서해 진입은 중국 국민을 격노시켜 중-미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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