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생계형 성매매 여성 있나요? … 버는 돈 옷∙가방 등 명품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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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3일 2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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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성매매 여대생 A씨 인터뷰

“요즘도 20대 여성 중‘생계형’성매매를 하는이가 있나요. 다들 돈 벌어서 명품 옷∙가방 사고, 값비싼 화장품이나 귀금속도 사고…. 폼 나게 쓰면서 살죠. 저도 보통 월 1000만 원 정도벌고 생리기간 7일을 제외한 나머지 날을 꽉 채울 땐 1500만 원까지 버는데, 대부분 명품 구매하는 데 써요.”

오피스텔 성매매 여성 A(20)씨는‘성매매’를 물질에 대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특별 직업’중 하나로 여기는 듯했다. 성매매에 대한 죄의식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의 명문 사립대 법대 2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지난 9월 초부터 업주를 통해 여러 차례 인터뷰 제의를 했으나 번번이 거절했다. 삼고초려(三顧草廬)를 넘어 팔고초려한 끝에 10월초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날 수 있었다. A씨는 화장을 짙게 했지만 여대생다운 풋풋함과 앳된 티가 묻어났다.

그는 처음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질문에 “네” “아니요” “글쎄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커피잔을 든 손이 미세하고 떨리고 있었다. 20여분간 물음에 단문으로만 대답하던 A씨는 “정말 비밀이 보장되는 거죠”라고 되물었다.

A씨는 긴 한숨을 토해내더니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청산유수였다. 일반 직장인의 몇 배에 이르는 월수입을 말할때는 얼굴에서 자부심이 묻어났고, 남자친구에게는 비밀로 하고 성매매를 한다고 할 때는 미안해하는 기색도 느껴졌다.

A씨는 지난해 2월 고등학교 친구의 권유로 오피스텔 성매매에 뛰어들었다. 값비싼 옷차림에 명품 가방으로 치장한 친구가 늘 부러웠다. 집이 부유하지 않다는 것을알 기에 돈의 출처가 의문스러웠다. 친구에게“돈이 어디서 나서 그렇게 비싼 것만 사느냐”고 물었더니“오피스텔 성매매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월800만 원 정도 버는데,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살수 있어서 좋다”라며 “너라면 월 1000만 원 이상은 벌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172cm의 키에 늘씬한 몸매를 지녀 주변 사람들에게서 “매력적”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었다.

그날 밤 A씨는 친구의 손을 잡고 오피스텔 성매매 업주를 찾아 면접을 봤다. 그는 업주로부터 남성과 성관계할 때 유의할 점, 서비스 방법 등 여러 가지를 듣고는 “할수있다”라고 답했다. A씨는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일하며, 하루에 남성 4명을 상대했다. 그는 “처음엔 모르는 사람과 성관계를 갖는 것이 두려워 많이 떨었다”면서 “첫 남성과의 관계는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성들은 성관계 전 긴장하거나 떠는 여성에게 더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며 “오피스텔 여성이 유흥업소나 안마시술소 여성과 달리 아마추어여서 더 좋아하고 자주 찾는 듯하다”고 했다.

A씨의 타고난 미모는 금세 업계에 소문이 퍼졌다. 찾는 남성이 늘어나고 고정 고객도 생겼다. 많을 때는 하루에 10명까지 상대했다. 남성 1명당 기본급인 8만 원에 추가로 1만 원이 더 붙었다. 다른 업소의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다. 그는“스카우트돼서 옮겨갈 때마다 기본급에 1만 원이 붙고 대우도 훨씬 좋아진다”며 “지금까지 2번 옮겼다”고 했다.

오피스텔 성매매 업주들은 인기를 끌만한 아가씨를 영입하기 위해 선불금을 무이자로 주거나 다른 아가씨보다 1만~4만 원을 얹어주는 ‘특혜’를 제공한다고도 했다. A씨는 “보통 무이자로 500만~1000만원을 미리준다”면서 “예전에는 1억 원까지 줬는데, 요즘은 선불금이 불법이어서 떼먹혀도 할 말이 없기 때문에 1000만원 이하까지만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가씨들은 선불금으로 성형을 하거나 명품 의류∙가방, 귀금속 등을 산다”고 덧붙였다. A씨는 현재 기본급에 3만원을 추가로 받는 ‘특급 에이스’ 대우를 받는다.

A씨는 월 1000만 원대의 수입으로 등록금도 내고, 대학가 근처에 보증금 7000만 원 짜리 원룸도 얻었다. 수입의 대부분은 명품 옷, 가방과 TV∙냉장고등 가전제품을 사는데 썼다. 집안은 모두 명품으로 꾸렸다. 그는 “수입이 늘면서 집에서 나와 혼자 살기 시작했다”며 “처음 몇달은 돈을 좀 모아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30만원의 빌라를 얻었다”고 했다. 그의 고향은 인천이다. A씨는 오피스텔 성매매 여성 중 여대생이 많다고 했다. 그는 “오피스텔 성매매가 여대생사이에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일로 소문이 퍼진 것 같다”며 “실제 이곳에서 일해 보니 외모가 좀 떨어지는 애들도 월 최소 600만 원은 벌더라”고 했다.

A씨는 남자친구도 있다. 같은 대학 동기다. 밤일(?)을 하는 관계로 데이트를 자주 하지는 못한다. 생리기간 때 집중적으로 만난다. 그는 “남자친구 모르게 이 일을 한다”면서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때 ‘있는 집’여자로 비칠 정도로 폼 나게 쓴다. 성매매를 한다는 것을 남자친구가 알면 당장 헤어지려 할 테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이야기를 시작한 지 1시간여가 지났을 때 A씨는 “이제 일하러 가야한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을 열고 나가려는 그에게 “계속 성매매를 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그는 “오피스텔 성매매는 내가 하고 싶을 때만 해도 월700만원 이상 보장된다”면서 “앞으로도 그 유혹은 뿌리치기 힘들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승훈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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