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아이디어가 낳은 기술이 5억 낳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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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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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박사과정 황성재 씨, 터치형 멀티기기 조작 돕는 가상손가락 기술 벤처 이전

황성재 씨가 터치로 화면을 조작할 수 있는 컴퓨터를 들고 가상손가락 활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KAIST
황성재 씨가 터치로 화면을 조작할 수 있는 컴퓨터를 들고 가상손가락 활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KAIST
KAIST 박사과정 학생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기술이 5억 원에 팔렸다. KAIST는 문화기술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황성재 씨(28)가 개발한 ‘가상손가락(Virtual Thumb)’ 기술을 최근 국내 이동전화기 제조업분야 중소기업인 빅트론닉스에 이전했다고 19일 밝혔다. 특허 양도비는 5억 원.

이 기술은 스마트폰 등 터치형 멀티미디어 기기를 조작할 때 불가피하게 손으로 화면을 가려야 하는 문제를 해소해 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황 씨는 가상손가락을 만드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테면 손가락을 화면에 대면 화면상에 하나의 가상손가락이 생겨 두 손가락이 협력해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 이동시키는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두 손가락으로 해야 할 일을 한 손가락으로 할 수 있는 셈이다. 사용자가 화면에 손가락을 대고 아래로 움직이면 화면속의 가상 손가락이 협력해 화면이 확대되고 다시 손가락을 올리면 축소된다. 회전을 시켜 페이지를 넘길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한 손 밖에 쓸 수 없는 장애인도 한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화면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이 기술은 지난해 12월 초 특허청이 주최한 2009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KAIST는 앞으로 TV 리모트 컨트롤러, 태블릿PC, 내비게이션, 교육용 기기 등에도 이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씨는 고교시절 연극과 춤 등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공부를 소홀히 해 성적이 최하위 권었다. 하지만 항상 재미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구해 ‘발명특기자’로 광운대에 입학했다.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그는 KAIST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는 2009년에는 멀티터치 기반의 획기적인 한글입력 장치로 특허청 주최 ‘대학 IP(지식재산)오션 공모전’에서 최고의 영예인 ‘올해의 IP상’을 받았다.

“고교시절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재미있게 공연하는 방법을 연구했어요. 지금도 일에 대한 접근방식은 같죠. 심취하는 대상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황 씨는 “연구 과정에서 창출된 작은 아이디어가 발전돼 실제 기술사업화 된다고 생각하니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많은 창의적 연구를 통해 학계와 산업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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