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족이 있기에…

  • Array
  • 입력 2010년 8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키워주신 할머니… 곁을 지켜준 아내…

롯데 이대호(왼쪽)의 대기록 뒤에는 지난해 12월 결혼한 아내 신혜정 씨의 든든한 내조가 있었다. 지난해 자신의 생일인 6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신 씨에게 프러포즈를 한 이대호가 커플티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롯데 이대호(왼쪽)의 대기록 뒤에는 지난해 12월 결혼한 아내 신혜정 씨의 든든한 내조가 있었다. 지난해 자신의 생일인 6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신 씨에게 프러포즈를 한 이대호가 커플티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9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야구팬을 깜짝 놀라게 한 이대호의 뒤에는 두 여인이 있었다.

소년 이대호를 키운 건 부산 수영 팔도시장에서 된장장사를 하던 할머니였다.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도 헤어진 이대호를 할머니가 껴안았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유년기. 부산 수영초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할 수 있게 격려해 준 사람도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손자를 늘 ‘우리 야구선수’라고 부르며 온 정성을 쏟았다.

이대호가 경남고 2학년 때 돌아가신 할머니는 그에게 이 세상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물질적, 정신적 조력자였다. 불우했던 어린시절에도 이대호는 할머니의 사랑이 있었기에 다정다감한 성품과 내적 강인함을 동시에 갖춘 외유내강형 선수로 자랄 수 있었다.

시즌이 끝나면 빠지지 않고 양로원을 방문하는 것도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그는 홀몸노인에게 연탄 배달, 치매노인 목욕 봉사 등 할머니께 못 다한 효도를 다하기 위한 봉사활동에 열심이다. 이대호는 중요한 순간마다 “힘겹게 살아가는 노인들을 보면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난다”고 했다.

할머니가 야구선수 이대호의 주춧돌을 놔줬다면 아내 신혜정 씨는 홈런타자 이대호의 견고한 기둥 역할을 했다. 신 씨는 2001년 임수혁 돕기 일일호프 행사에서 첫눈에 이대호를 사로잡았다. 2002년 이대호가 왼쪽 무릎연골 파열로 수술대에 올라 선수생활의 위기를 극복한 것도 신 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 씨에 대한 이대호의 사랑은 결혼 전부터 화제였다. 이대호는 일찌감치 여자친구와의 열애 사실을 공개하며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대호의 야구용품에는 대호-혜정을 의미하는 ‘DHJ’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결혼 전부터 내조의 여왕을 자처하며 이대호 옆을 지킨 신 씨의 힘은 지난해 12월 결혼 후 진가를 드러낸다. 올 시즌 트리플 크라운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원동력 중 하나로 결혼에서 오는 안정감을 뽑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KIA 거포 최희섭도 시즌 전 이대호의 타격-홈런-타점 3관왕을 예상하며 “결혼한 이후 부쩍 심리적 안정감이 생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대호도 “결혼하길 정말 잘했다. 전에는 집에 가면 혼자였는데 이제 아내가 기다리고 있다. 집 밥을 먹으니 전보다 책임감도 강해졌다”며 뿌듯해했다. 이대호의 결혼 예찬론은 후배들에게 조기 결혼 설파로 이어졌다. 이대호는 류현진 등 후배들과 만난 자리에서 “빨리 결혼해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