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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민선교육감 한 달]교육현장 “성급한 정책 불안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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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민선교육감 한 달]교육현장 “성급한 정책 불안키워”

동아일보입력 2010-08-02 03:00수정 2010-08-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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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들 “진보라는 틀 부담된다”
15개 시도 교육감 ‘취임 1개월’ 서면 인터뷰
6·2지방선거에서 전국 첫 동시직선제로 선출된 민선 교육감들이 8월 1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7월 한 달간 교육현장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학교안전망, 체벌 등의 이슈가 이어지면서 조용할 틈이 없었다. 일부 교육감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취임 전 당선자 기간이 설계도를 그리는 단계였다면 취임 후 한 달은 시공 준비를 하는 단계였다. 동아일보는 15개 시도 민선교육감(광주는 11월 임기 시작으로 제외)과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8월부터 추진할 정책방향을 짚어봤다.

○ 교육현장에 경착륙한 진보 성향 교육감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교육현장에서는 “이전 교육감의 문제점을 바로잡고 안정되기를 기대했지만 변한 것은 없다”는 반응이다. 교과부와 갈등을 겪는 등 혼란을 빚으면서 연착륙을 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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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A중 양모 교사는 “성취도평가 때 보면 교육감이 선을 확실히 긋지 않아 전교조와 교과부 사이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의 최미숙 대표는 “학부모들은 현 정부 교육정책에 적응 중이었는데 진보 성향 교육감이 갑자기 정책을 바꿀까 봐 불안해한다”며 “성취도평가, 체벌금지 등 너무 성급한 것 같다. 법과 규정을 지키며 기존 정책과 맞물려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A초교 이모 교감은 “진보 진영의 지지를 받았어도 교육감이 된 만큼 모든 층을 아울러야 하는데 인사나 조직개편 등 여전히 일부에 치우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모두 ‘진보’라는 틀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어떤 틀에 맞추려 억지 해석을 할 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정치적 기준으로 보수와 진보로 가르는 것은 공교육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만들어가는 데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학업성취도평가와 교원평가를 두고 교과부와 충돌을 빚은 전북도교육감과 강원도교육감도 진보의 틀에 갇히는 것에 부정적이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교과부와의 갈등이 힘들었다”면서 “교육에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교육주체들이 만족하는 정책이 우선한다”고 말했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도 “선거 때는 공약에 따라 진보나 보수로 구분하는 게 타당하지만 취임했으니 강원도교육감으로 불러줬으면 한다”며 “여전히 진보로 불리니 낙인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 소통과 협력, 복지와 인권이 교육의 지향점이 돼야 한다”고 했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진보 틀 깨기’에 대해 한 교육계 관계자는 “지난 한 달간 업무를 살피며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게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 보수-진보 교육감 차이, 이제부터가 진짜

8월부터 집중 추진할 정책에서 보수와 진보 성향 교육감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보수 성향 교육감들은 ‘학력향상’ ‘학교안전망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은 “학력신장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학력 저하 학생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수월성교육 욕구를 공교육에서 해소시켜주기 위해 영재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신호 대전시교육감도 학력신장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김 교육감은 초등교육과 중등교육과로 나뉜 조직을 창의학습지원과 학력증진지원과 미래인재육성과 등으로 재편해 교육력을 향상시킨다는 방침을 정했다.

보수 교육감들은 아동 성폭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학교안전망 강화’에도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9월부터 전국 최초로 모든 학교에 배움터지킴이를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우 경북도교육감도 “학교폭력이나 사고 없는 안전한 학교 만들기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해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8월부터 ‘학생인권조례·체벌금지’와 ‘무상급식’ ‘혁신학교’에 집중할 계획이다. 곽 서울시교육감은 “체벌금지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내년 중에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올해 하반기에는 체벌금지를 시행하고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 체벌을 대체할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 경기도교육감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최우선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진보 성향의 민병희 강원도교육감과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친환경무상급식 추진을 최우선 목표로 꼽았다. 민 교육감은 최근 강원도내 자치단체와 무상급식 확대실시 협약을 맺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장 교육감은 “하반기 중 친환경무상급식 운영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혁신학교의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지역별 교육정책 차이는 9월 인사와 조직개편을 기점으로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육청 조직개편안을 시도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특히 교육감 성향이 보수에서 진보로 바뀐 지역은 대규모 개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 조직개편은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진보 성향 교육감 지역에서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이나 혁신학교 선정을 위한 조직이 생기고 보수 교육감 지역에서는 학력증진, 영재교육을 위한 조직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교육감 성향에 맞는 외부 인사가 교육청 주요 보직으로 들어오면서 교육감의 ‘내부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이미 진보 성향 외부 인사들이 영입됐다. 외부 인사는 주요 부서에 배치돼 정책에 반대하는 교육청 직원들의 목소리를 사전 차단할 수 있다. 또 교육감이 직접 위원으로 참가할 수 없는 징계위원회나 인사위원회, 급식위원회 등에 들어가 교육감의 입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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