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넥서스원 생산하는 대만 HTC SK텔레콤과 손잡고 한국시장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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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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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4위
피터 처우 CEO 직접 방한
서울서 신제품 2종 발표
보조금 지급땐 30만원 예상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는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제품 디자이어와 HD2를 선보였다. 피터 처우 HTC 사장(오른쪽)과 배준동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이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홍진환 기자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는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제품 디자이어와 HD2를 선보였다. 피터 처우 HTC 사장(오른쪽)과 배준동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이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홍진환 기자
3년 전만 해도 대만의 휴대전화업체 HTC는 업계 사람들만 아는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2007년 이 회사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한 첫 스마트폰 ‘G1’을 만들자 모든 게 달라졌다.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진 셈이다.

단 3년 만에 HTC는 노키아와 림(RIM), 애플에 이어 스마트폰시장 세계 4위 업체로 성장했다. 5위는 삼성전자다. 지난해 HTC의 매출액은 약 45억 달러(약 5조 원), 영업이익은 7억9000만 달러로 영업이익률이 약 17%에 이른다. 애플(약 25%)보다는 낮지만 삼성전자 정보통신사업부문(약 12%)보다 높다.

이들이 한국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HTC는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제품 ‘디자이어’와 ‘HD2’ 발표회를 열었다. 피터 처우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참석해 제품을 소개했다. 그는 1997년 대주주인 셰어 왕 회장과 함께 HTC를 세운 창업자다.

“운이 좋았다. 하지만 우리만의 장점이 있다.” 처우 사장은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비교해 HTC가 갖고 있는 장점으로 ‘작은 규모’를 꼽았다. 스피드가 중요한데 HTC는 스피드가 가장 빠르다는 것이었다.

이날 처우 사장이 소개한 디자이어는 이런 스피드를 보여준다. 디자이어는 올해 초 구글이 직접 기획하고 HTC에 생산을 의뢰해 화제가 됐던 ‘넥서스원’의 업그레이드 모델인데 기계 성능은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넥서스원을 발표한 뒤 약 3개월 동안 HTC가 사용자환경(UI)을 완전히 다시 만들어 전혀 다른 제품처럼 느껴졌다.

이 스마트폰의 전원을 켜자 현재 내가 있는 곳의 날씨가 첫 화면에 나타났고 e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니 알아서 내 e메일 계정의 모든 설정이 끝났다. 처우 사장은 “기계의 성능은 경쟁자들도 쉽게 따라온다”며 “진정한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의 아주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라고 강조했다.

이 제품의 출고가격은 약 90만 원. 디자이어와 HD2를 독점 판매하는 SK텔레콤이 보조금을 지급해 실제 소비자 가격은 30만 원 정도가 될 예정이다.

HTC는 창업 초기인 13년 전만 해도 컴팩이나 HP 등이 만드는 개인휴대정보기(PDA)를 위탁생산하던 하청업체였다. 하지만 2006년 초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 OS 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HTC는 직원 300명으로 ‘안드로이드 전담팀’을 구성하는 모험을 걸었다. 처우 사장은 “구글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의 안드로이드 전담팀이었다”며 “내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담당 수석부사장인 앤디 루빈과 개인적으로 친구인 덕분에 초기부터 서로 믿고 일할 수 있던 게 성공의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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