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원인이 ‘중어뢰의 근접 폭발에 의한 버블제트’라고 잠정 결론을 내림에 따라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문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천안함에 △직접 타격의 증거(함체 구멍)가 없고 △화재나 폭발이 없었다는 점 때문에 버블제트 어뢰의 공격으로 침몰했을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버블제트 때 나타나는 물기둥과 죽은 물고기들, 매끈한 대칭 절단면이 발견되지 않아 여전히 의문이 제기됐었다.
○ 물기둥 목격하지 못해?
버블제트는 거대한 물기둥을 동반한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버블제트에 의한 물기둥은 반드시 수직으로만 생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배 가까이에서 터질 때는 수평으로 생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합조단 관계자는 “1999년 훈련에 참가한 한국 해군이 1만2000t급 순양함 오클라호마시티를 어뢰 한 방에 의한 버블제트로 침몰시켰을 때 물기둥이 수평으로 생겼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 죽은 물고기 떼가 발견되지 않아?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1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죽은 물고기 떼가 발견되지 않은 데 대해 “물고기가 그 해역에 없었을 수 있고, 있더라도 침몰 지역의 조류가 빨라 떠내려갔을 수 있다”고 답했다. 죽은 물고기 떼가 있었는지는 침몰 원인을 가리는 데 그다지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 수심이 얕아 버블제트 안 생긴다?
천안함이 침몰한 지점의 수심은 40m다. 천안함 함체가 6m 정도 수면 아래로 잠기는 것을 감안하면 버블제트 어뢰는 폭 34m 사이에서 터져야 한다. 그 범위 안에서 ‘1차 팽창→수축→2차 팽창’이 일어나야 하지만 수심이 낮아 큰 힘을 발휘할 수 없다고 일각에서 지적해왔다. 하지만 어뢰가 배 밑 가까이에서 터져 곧바로 1차 팽창의 충격을 줄 경우 수심이 얕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 ‘꽝, 꽈∼앙’ 두 번의 충격음?
충격음이 ‘꽝, 꽈∼앙’으로 두 차례 났다는 생존 장병들의 증언이 있었다. 첫 번째 충격음은 배 바로 아래에서 어뢰가 터지는 소리이고 두 번째 충격음은 2, 3초 뒤에 배가 두 동강 날 때 나는 소리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조단 관계자는 말했다. ○ 비대칭의 너덜너덜한 단면?
천안함의 함미는 좌현이 우현보다 6m가량 길게 사선으로 절단됐다. 좌현 갑판은 ‘역(逆) V’자 형으로 좌현 쪽으로 기운 채 솟아있었다. 절단면은 찢긴 듯 너덜너덜했다. 버블제트 현상으로는 생기기 어려운 형태다. 하지만 2차 팽창이 아닌 1차 팽창에서 배가 두 동강 났다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합조단 측 설명이다. 배 좌현 아래쪽에 비스듬히 근접해 어뢰가 터졌을 경우 사선으로 절단되며, 1차 팽창에 의한 타격은 직접 타격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버블제트의 충격은 부채꼴 동심원 형태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첫 충격이 가해진 함미 좌현의 손상면은 좁은 반면 팽창력이 빠져나가는 우현의 파괴면은 넓을 수 있다.
○ 어뢰의 규모는?
북한은 1960년대부터 각종 어뢰를 도입해 잠수함(정)에서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러시아제 53-65KE와 중국제 Yu(魚)-2 개량형. 53-65KE 어뢰는 구경 533mm, 탄두무게 300kg으로 구경이 크고 무거워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은 탑재가 어렵고 로미오급(1800t)과 상어급(325t) 잠수함에 탑재 가능하다. 450mm형 Yu-2 어뢰는 탄두무게가 200kg으로 천안함 침몰 때 발생한 지진파 강도(TNT 환산 폭발력 170∼180kg)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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