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90주년]민족을 깨운 신문… 미래를 여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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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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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90년 역사는 한국사회 의제설정史


《동아일보는 지난 90년 동안 민족·민주·문화주의라는 창간정신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벌여 한국사회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일제강점기부터 민족을 계몽하고 민족혼을 일깨우는 운동을 주도했고 해방 이후 시민사회 내부의 건전한 의제 설정자로서 각종 사회운동을 주도했다. 또 한국의 인도적 기부문화 모델을 만들고 그 무대를 세계로 넓혔다.》

○ 민족 계몽을 위한 브나로드 운동

동아일보는 1931년부터 4년 동안 4차례에 걸쳐 ‘학생 하기(夏期) 브나로드 운동’을 벌였다. 동아일보와 뜻을 같이하는 학생들이 주축이 돼 인구의 80%에 육박하던 문맹자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비위생적인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위생 지식을 보급하는 민중운동이었다. 19세기 러시아의 지식층이 농민 속으로 파고들어 벌인 계몽운동인 ‘브나로드(민중 속으로)’에서 이름을 따왔다.

중학교와 전문학교 학생들로 계몽대(啓蒙隊)와 강연대(講演隊), 기자대(記者隊)가 전국 각지에 파견됐다. 이들은 동아일보가 편찬한 ‘한글공부’와 ‘일용계수법’으로 글과 산수를 가르치는 등 일제강점기에 핍박 받던 민족의 지적 자각을 도왔다. 동아일보는 1932년 4월부터 다음 해 7월까지 춘원 이광수의 장편소설 ‘흙’을 연재하면서 주인공 허숭의 입을 통해 젊은 지식인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농민의 속으로 가자.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가자. 가서 가장 가난한 농민이 먹는 것을 먹고, 가장 가난한 농민이 입는 것을 입고 … 그러면서 글을 가르쳐주고, 소비조합도 만들어주고, 뒷간 부엌 소재도 해주고, 이렇게 내 일생을 바치자.”

○ 무궁화 선양사업에서 ‘아이 러브 코리아’까지


동아일보는 창간호에서 ‘무궁화동산 속의 2000만 조선민중’을 언급하는 등 일제강점기 민족과 함께 수난을 당한 무궁화를 통해 민족혼을 일깨웠다. 1985년에는 인촌기념회와 함께 본격적인 ‘나라 꽃 무궁화 선양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2년째인 1986년 개관을 앞둔 독립기념관에 무궁화동산 3000평을 마련해 무궁화 830여 그루를 심은 것을 시작으로 창간 90주년을 맞은 현재까지 무궁화 육종과 보급 사업을 펴고 있다. 이 사업은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는 2020년까지 계속된다. 동아일보는 1998년 8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처한 국민들에게 위기 극복의 힘과 용기를 선사하기 위해 ‘I ♡ KOREA’ 스티커 달기 운동을 시작했다. ‘힘찬 한국, 도약하는 21세기’를 상징한 이 스티커는 국민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 환경보존과 정보화에도 앞장서

동아일보는 1994년 7월 ‘그린 스카우트’ 캠페인을 시작했다. 미래 한국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환경오염 감시와 환경보존 운동에 동참하게 하는 캠페인이었다. 캠페인 시작 3개월 만에 학생과 학부모 200만 명이 가입해 활동했고, 유엔환경계획(UNEP) 등 국제사회도 이 운동에 큰 관심과 지지를 표명했다.

동아일보가 1996년 3월 시작한 ‘인터넷 유스 캠프(Internet Youth Camp)’ 운동과 1997년 4월 선포한 ‘10대 국민정보화 사업’은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정보화를 선도했다. 특히 동아일보는 대학정보화 랭킹 조사를 실시해 국내 대학의 정보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 기부 문화의 글로벌화 주도

동아일보는 일제강점기인 1931년 5월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가 후손의 부채 때문에 경매에 부쳐졌다는 소식을 지면을 통해 전하고 유적 보존을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했다. 1960년 4·19혁명 직후에는 희생된 학생들을 위한 위문금품을 모집했다. 이후 수해 등 각종 천재지변을 당한 국민을 돕는 데 앞장섰다.

1999년 8월 터키에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동아일보는 즉시 민간단체와 함께 모금 캠페인에 나섰다. 뜻을 같이하는 독자들로부터 35일 동안 6억5400만 원과 각종 지원 물품 등 총 13억 원 상당을 모금해 터키 국민에게 전달했다. 동아일보는 2004년 3월 전쟁의 상처로 고통 받는 이라크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희망의 축구공 보내기’ 운동을 시작했다. 독자들이 보내온 7억3761만2194원(기탁 건수 840건)으로 그해 7월 축구공 5만 개와 유니폼, 운동화 등을 이라크에 파견된 한국군 자이툰부대에 전달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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