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다문화 ‘새날학교’ 학력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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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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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새터민 자녀 84명 초중고 과정에
광주교육청 “공립형 대안학교로 인가 방침”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다니는 광주 새날학교가 공립형 대안학교로 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3년 넘게 더부살이를 하다 지난해 3월 
폐교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새날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학교 현관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다니는 광주 새날학교가 공립형 대안학교로 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3년 넘게 더부살이를 하다 지난해 3월 폐교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새날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학교 현관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주 노동자와 새터민 자녀를 위한 학교로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주 새날학교가 공립형 대안학교로 인가를 받아 위탁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새날학교가 인가를 받으면 학생들은 정식 학력을 인정받게 되고 예산 부족에 따른 운영난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보 1월 18일자 A10면, 2009년 3월 11일자 A10면 참조
[달라도 다함께]“1억 넘게 빚내 돕고 있지만 후회 없어요”
[달라도 다함께]<7>다문화 대안학교

○ 다문화 학교를 공교육으로 보듬어야

광주시교육청은 광주 광산구 삼도동 옛 삼도남초등학교에 자리한 새날학교를 공립형 대안학교로 인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6월까지 인가를 내주고 광주지역 다른 대안학교처럼 위탁 운영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대안학교 설립 운영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인가요건이 완화된 데다 새날학교가 다문화 전문학교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인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날학교를 공교육 틀 안으로 보듬고 학생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 공립형 대안학교로 인가해 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새날학교는 2007년 1월 지역 기업인과 의료인, 교사 등의 도움으로 광산구의 학교 교실 3칸을 빌려 문을 열었다. 개교 3년 만에 경기 부천시, 충북 청주시 등 전국 12곳에 분교를 둘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현재 재학생은 이주 노동자 새터민 자녀 84명.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국내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이주 노동자나 새터민, 유학생 자녀 등이 연령, 학력 수준에 따라 초중고교 7개 반으로 나뉘어 수업을 받고 있다. 재학생 대부분은 이혼한 이주 여성이 한국 남성과 재혼하면서 데리고 온 아이들이다.

○ 폐교 위기에서 희망의 학교로

새날학교는 그동안 후원금과 사회적 일자리 사업 지원금 등으로 운영되다 올해 지원 사업이 끊기면서 운영난을 겪었다. 지난해엔 광주고용지원센터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연간 2억 원을 받아 20여 명의 강사를 뽑아 수업을 했다. 하지만 ‘지원금의 20% 이상 수익을 내야 한다’는 재심사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올해 사업 대상에서 탈락하고 광산구에서 지원받던 희망근로마저 지난해 12명에서 올해 5명으로 줄어 교직원과 강사 40여 명 가운데 10명이 올해 초 학교를 떠나기도 했다.

새날학교는 개교 이후 수차례 정식학교로 인가받게 해달라고 탄원했지만 관련 법규 미비, 학교 건물 임대 형태 등을 이유로 정식 학교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운영난까지 겹치면서 폐교 위기에 몰렸다.

새날학교가 기사회생하게 된 것은 정용화 전 대통령연설기록비서관의 도움이 컸다. 정 전 비서관은 이천영 새날학교 교장이 어려움을 호소하자 대통령교육비서관, 교과부 관계자와 협의해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 교장은 “미인가 학교라 학생들이 상급학교에 가려면 검정고시를 치러야 하는데 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시험을 통과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며 “아이들 가슴속에 자라는 희망의 씨앗이 꽃처럼 활짝 피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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