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풍부한 맛에 문화적인 멋까지 알고 먹으니 감명 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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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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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20여명 ‘한식 투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전통음식점에서 열린 ‘한식 투어’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을 맛보고 있다. 신민기 기자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전통음식점에서 열린 ‘한식 투어’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을 맛보고 있다. 신민기 기자
2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골목에 외국인 20여 명이 모였다.

음식전문 컨설팅회사인 온고푸드커뮤니케이션이 주최한 한식 투어에 참가한 이들이다. 한식투어는 한식을 체험하면서 동시에 전통 문화 등을 탐방하는 새로운 형식의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이다. 꼬불꼬불한 인사동 골목길에 위치한 한옥으로 지은 전통 음식점에 들어선 이들은 문 밖에서부터 풍기는 고소한 냄새에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잘 닦은 놋그릇에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이 하나둘 나왔다. 유네스코에서 일하며 한국 문화를 공부하고 있는 제니퍼 플린 씨(29)가 이날 한국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사회자로 나섰다. 취나물, 야생초를 양파를 갈아 넣은 양념장에 버무린 샐러드가 나왔다. “한국 음식의 특징은 제철에 나는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것입니다. 구하기도 쉽지만 몸에도 좋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이기 때문이죠.”

한식 이야기는 한국의 전통 문화에 대한 설명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양반다리가 어색한 한식 투어 참가자들이 다리를 이리저리 뒤척이자 “한국인들이 이렇게 앉아서 밥을 먹고 생활하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온돌’이라는 난방 방식 때문”이라며 온돌을 설명했다. “온돌은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한국 선조의 지혜”라는 이야기에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살짝 삭힌 홍어무침에 놋젓가락을 댔다가도 먹기를 망설이던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홍어를 삭혀 먹기 시작한 이유와 조리법에 대한 설명을 듣자 궁금하다는 듯 맛을 보기 시작했다.

외국인의 한국 생활을 소개하는 블로그(www.eatyourkimchi.com)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 사이먼(27) 마티나 스타브스키(28) 부부는 “한국 음식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을 정도로 뛰어난 맛을 가졌는데 오늘 투어에서 문화적인 멋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가회동 한옥마을을 둘러보며 한국인들의 식문화뿐만 아니라 가옥 양식 등 주거문화를 체험한 뒤 도착한 곳은 전통 술집. 막걸리, 복분자술 등 전통 술을 종류별로 맛보며 외국인들은 “한국의 풍부하고 다양한 맛과 멋에 감명을 받았다”며 입을 모았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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