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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게임 중독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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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게임 중독의 비극

동아일보입력 2010-03-04 03:00수정 2010-03-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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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부가 인터넷 게임에 빠져 갓난아기를 굶어죽게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40대 남편과 20대 아내는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집 안에 방치하고 우유도 제때 주지 않은 채 하루 12시간 PC방에서 인터넷 게임에 몰두했다. 지난 설 연휴에는 게임을 그만하라고 꾸중하는 어머니를 살해한 20대 남자가 패륜행위 후에도 PC방에서 게임을 계속하다 검거됐다. 게임 중독의 폐해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게임중독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돼가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2008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터넷 중독률은 8.8%, 중독자 수는 199만9000명이었다. 중독자의 40%가 초중고교 학생들이지만 청년실업과 맞물려 성인 중독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면 성인이 돼서도 인터넷 게임이나 도박에 쉽게 빠져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성인 중독자는 가족의 설득이 잘 통하지 않고 학교의 관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중독 탈출이 어렵다.

게임에 빠지면 통제력을 상실하고 충동적이 된다. 만성적인 수면 및 운동부족으로 건강을 해치며 인간관계가 끊긴다. 증세가 심해지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혼동하게 돼 끔찍한 사건을 저지를 수 있다. 게임중독자의 뇌가 마약중독자의 뇌와 같다는 의학계의 보고도 있다. 게임 중독은 자신을 망치는 데서 나아가 가족과 이웃에게 해악을 끼치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이다.


청소년기에 게임을 적당히 즐기는 것까지 죄악시할 일은 아니다. 모든 것은 정도의 문제이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도 열 살짜리 큰딸이 컴퓨터 게임에 빠져 골치를 앓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는 딸의 컴퓨터 사용시간을 제한했다.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일화다. KAIST는 지난해 게임 중독으로 학사경고를 받는 학생이 전체 학부생 3000명 가운데 50명에 이르자 오전 2∼7시에 일부 게임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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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인터넷을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교육이 중요하다. 정부도 게임산업 진흥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한 대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심야시간 접속제한(shut down)을 시행하거나 일정시간 접속하면 게임 진행이 정지되는 피로도 시스템 도입도 검토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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