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넷이 하나보다 낫다

  • Array
  • 입력 2010년 2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모나리자 (캔버스에 아크릴, 실크스크린 잉크·127×101.6cm·1979년경)

보일 듯 말듯 신비한 미소로 세계인을 사로잡은 여인이 있다. 15세기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 아직까지도 수수께끼에 싸인 그림 모델이 여장을 한 다빈치인지를 가리기 위해 최근 이탈리아 과학자들은 화가의 유해 발굴 허가를 프랑스에 요청했다.

‘모나리자’는 시대를 초월한 걸작인 동시에 현대에 들어 패러디작품의 단골 소재로 떠올랐다. 마르셀 뒤샹이 복제화에 수염을 그려 넣은 작품으로 주목받았고 숱한 작가들이 앞 다퉈 자기만의 독특한 감성과 창의적 시각언어로 재해석한 모나리자를 선보여 왔다. 일상 속에서 대중과 친숙한 이미지를 탐색해온 워홀. 그의 ‘예민한 더듬이’가 이 여인의 우아한 미소를 놓칠 리 없다. 1963년 ‘모나리자’ 이미지를 활용한 최초의 작품 ‘서른이 하나보다 낫다’가 탄생한다. 당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원작이 전시되면서 미국 사회가 온통 ‘모나리자’에 열광하던 시절. 한 화면에 30개 ‘모나리자’를 나열한 워홀의 작품은 원본이 가진 독창성을 파괴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서울 전시에는 1970년대 후반 제작한 흑백판 ‘모나리자’가 선보였다. 원본의 이미지를 2개씩 축소, 확대해 놓은 작품. 이번엔 ‘넷이 하나보다 낫다’고 말하는 듯하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