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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강북의 대치동’ 학원타운 중계동 10년 아성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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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강북의 대치동’ 학원타운 중계동 10년 아성 들여다보니…

동아일보입력 2010-02-08 03:00수정 2010-02-08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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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4배 뛰고 음식점 2배 늘어
‘강북의 대치동’이라고 불리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가 일대에 줄지어 선 학원 버스들. 이곳 학원 버스들은 멀리는 경기 구리시와 남양주시까지 학생들을 태우러 간다. 은행사거리는 학원가 조성 이후 10년 새 인구도 늘고 집값도 4배 가까이 올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곳을 칭하는 별명은 많다. ‘강북 대표 교육특구’ ‘소(小)치동’ ‘사교육 백화점’ 등 모두 이곳 서울 노원구 중계동 중계사거리 일대를 일컫는 말이다. 1999년 이후 중계동으로 학원이 몰리면서 ‘강북 속 대치동’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 중계동이 10년 아성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 왜 중계동인가?

‘2009년 12월 17일 현재 특목고 합격자 수 1279명.’ 지난달 28일 찾은 중계사거리 일대 학원들은 건물 전체가 이 같은 대형 홍보 플래카드로 뒤덮여 있었다. 대낮인데도 학원은 상담을 하러 온 학부모들로 붐볐고 거리에는 학원 버스들이 줄지어 있었다. 노원구청에 따르면 현재 중계사거리 1km 일대에만 학원이 200여 개 있다. 아파트를 빌려 공부방 형태로 운영하는 일명 ‘과외방’까지 합치면 교육 목적 시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계사거리에 학원가가 생긴 시점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후반 주택 200만 호 공급 정책에 따라 동일로를 중심으로 노원구 상계동과 하계동에는 소형 평형 임대아파트가 대거 지어졌다. 반면 뒤늦게 신흥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은행사거리 지역에는 1992년부터 30∼40평대 중대형 민영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했다. 준주거지역으로 지정돼 300m 간격으로 학교와 공원들도 생겼다. 지금도 중계사거리에 유흥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상업지는 서너 개 필지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입주하면서 이곳의 잠재적 교육열을 파악한 학원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1999년경 토피아학원 등 특목고 입시 대비 학원들이 들어선 것이 이곳 10년 역사의 시작이다. 박혜선 토피아 중계본점 중등부 원장은 “학원가 초창기에 1학년으로 입학한 아이들이 2003년 졸업하면서 누구도 기대하지 못한 성적을 내놓았다”며 “중계동 학원가가 입소문이 난 시점”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권의 사교육 경감 대책 일환으로 외국어고 폐지론까지 나오던 2004년 중계사거리도 첫 위기를 맞았다. 이 당시 처음으로 동네 집값이 떨어지고 인구도 줄었다. 부활의 기회는 그다지 멀지 않았다. 용인외고를 시작으로 2005년경 경기 지역에 공립외고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 대형 버스를 경기 구리와 남양주까지 돌리는 중계동 학원들은 강북 학생들을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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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이 흥하면 경제가 흥한다

교육이 흥하자 자연스레 사람도, 돈도 몰렸다. 2000년 4만1480명이던 중계동 인구는 2008년 4만4626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노원구 전체 인구가 63만 명에서 61만 명으로 줄어든 것과 상반되는 수치다. 수요가 늘면서 아파트 값도 많게는 4배 뛰었다. 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10년 전 1억 원대이던 32평형 청구3차 아파트는 지난해 말 6억 원대까지 올랐다. 교육 환경을 따라 외부 지역에서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 특징. 이 아파트에서 거주자 602명을 조사한 결과 회사원이 313명이었다. 이 밖에 교육계 종사자가 56명, 의사 22명, 금융계 50명 등 대부분이 화이트칼라 직종 근무자로 조사됐다. 이장식 한터공인중개사 대표는 “같은 중계동 안에서도 중계사거리를 기점으로 1km 안팎으로 집값이 10%가량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2000년 817개이던 음식업소는 지난해 말 1935개로 늘었다. 특히 10대 학생들이 좋아하는 패밀리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점, 10대용 화장품 가게들이 학원 사이사이 빼곡히 들어찼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중계점 정필중 점장은 “오후 2시 전후로 늦은 점심을 먹으려는 학부모 고객이 다른 매장에 비해 많다”며 “테이블에 앉아 하는 얘기도 열 중 아홉은 자녀 성적이나 교육 얘기”라고 말했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가장 취약하던 교통 문제도 동북선 경전철이 들어서기 때문에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은행사거리 주변을 교육의 거리로 조성해 학원 셔틀버스 주차장을 설치하고 교통안전시설 등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손상현 인턴기자 인천대 중국통상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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