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현재-미술, 어떻게 건축에 아우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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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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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터 미술관’ 설계 후보작 선정
5월 확정… 9월 착공 2012년 완공

지난해 12월 열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축설계 아이디어 공모전’ 결과가 1일 발표됐다. 최우수 당선작은 MARU의 ‘퍼블릭 룸’, 정림건축의 ‘어반 캔버스’, MP아트의 ‘셰이프리스’, 진우건축의 ‘화이트 큐브’, CGS-플랜C의 ‘모도(募道)’ 등 5점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들 계획안을 토대로 구체적인 서울관 설계안을 추후 심사해 5월 말 설계자를 확정한다. 서울관은 2만7354m²의 서울 종로구 소격동 옛 국군기무사령부 터에 들어서며 9월 말 공사를 시작해 2012년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113개 팀이 참가한 이번 공모전에서 심사를 맡은 김진균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 9명은 “전통과 일상,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특별한 장소에 대한 건축가의 태도를 살폈다”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축설계 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 당선작. 위부터 정림건축의 ‘어반 캔버스’, MARU의 ‘퍼블릭 룸’, MP아트의 ‘셰이프리스’, 진우건축의 ‘화이트 큐브’, CGS-플랜C의 ‘모도’. 자료 제공 각 건축설계사무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축설계 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 당선작. 위부터 정림건축의 ‘어반 캔버스’, MARU의 ‘퍼블릭 룸’, MP아트의 ‘셰이프리스’, 진우건축의 ‘화이트 큐브’, CGS-플랜C의 ‘모도’. 자료 제공 각 건축설계사무소
MARU의 ‘퍼블릭 룸’은 용지 주변 경복궁과 북촌 한옥마을의 대조적인 스케일에 주목했다. 큰 동작의 왕궁과 세밀한 움직임의 군집 가옥이 맞닿는 지역을 완충하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각각 삼청동길, 북촌길, 종친부길을 확장하는 세 개의 공간을 마련해 연결했다.

정림건축 이필훈 대표는 “있던 것을 비워 내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계획의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했다. 일제강점기 세워진 건물로 인해 끊어진 북촌의 낮은 흐름을 지표 아래로 관입한 ‘캔버스 판’을 통해 되살리겠다는 설명이다.

뚜렷한 ‘랜드 마크’ 만들기를 피해간 계획도 있다. MP아트의 민현준 홍익대 교수는 “희미한 배경처럼 기능할 수 있는 미술관이 필요한 땅이라고 판단했다”며 “땅 밑 공간에 전시실을 두는 등 뚜렷한 형상이 잡히지 않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진우건축은 외벽의 석고를 벗겨내 벽돌을 노출시키는 등 기존 기무사 건물의 원형을 살려내는 계획을 내놓았다. CGS-플랜C의 ‘모도’는 기존 건물을 모방해 만든 일곱 개의 직육면체 건물을 엇갈려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9∼21일 옛 기무사 건물 강당에서 당선작 등 응모작 70여 점을 전시한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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