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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로… 무료로… KAIST 학생들의 ‘과외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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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로… 무료로… KAIST 학생들의 ‘과외 봉사’

동아일보입력 2010-02-01 03:00수정 2010-02-0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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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없애기’ 75명 참여
작년부터 ‘미담장학회’ 운영
지역 중고생 가르쳐 인기
지난달 25일 대전 유성구 문지동 KAIST-ICC(문지캠퍼스) 강의실에서 이 대학 전기 및 전자공학과 3학년 장능인 씨(오른쪽)가 고교생들에게 물리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대전=지명훈 기자

“‘시간기록계’, 이거 정말 짜증나. 하지만 시험에 자주 나오니 핵심 개념을 알고 가자. 나도 중학교 때는 거의 공부 안 했어….”

지난달 25일 오전 대전 유성구 문지동 KAIST-ICC(문지캠퍼스) 강의실. 이 대학 전기 및 전자공학과 3학년 장능인 씨(21·KAIST-ICC 총학생회장)가 물리과목의 ‘시간기록계(전자석의 원리를 이용해 물체가 운동한 시간이나 속력의 변화를 기록하는 기계장치)’에 대해 설명했다.

장 씨는 대학 1학년 때부터 고교생들을 가르쳐 한 달에 최고 400만 원 이상을 벌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미담(美談)장학회’를 운영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이 장학회는 실비로 가르치는 ‘사교육 없는 학교 팀’(참여 대학생 50명)과 무료로 소외계층 중고교생을 가르치는 ‘미담봉사팀’(참여 대학생 25명)으로 나뉜다. 전체 학생의 30% 안팎이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과외를 하는 KAIST의 학생들이 ‘사교육 없애기’에 나선 셈이다.

“2009학년도 한국정보통신대(ICU) 총학생회장에 출마하면서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 장학금 지급과 학생 봉사활동 활성화 등의 공약을 내걸어 당선됐어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미담장학회를 만들어 형편이 어려운 중고교생 200여 명을 모아 가르치기 시작했죠. 그러던 중 충남고에서 ‘실비를 줄 테니 학생들에게 방과 후 과외를 해 달라’는 제의가 들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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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와 ICU는 지난해 3월 통합해 2월 말까지는 총학생회가 두 개(KAIST와 KAIST-ICC)다.

장 씨는 “목표를 ‘사교육 없는 지역 만들기’로 새롭게 설정해 학교 특별자치단체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사교육 없는 학교 팀의 강사는 매월 영어, 수학, 과학 등을 50시간가량 가르치고 40여만 원을 받아 이 가운데 30%는 미담장학회에 기부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활동비로 쓴다. 장학회는 기부금의 일부를 미담봉사팀에서 공부하는 중고교생의 장학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충남고, 전민고, 이문고, 가오고 등 4개 고교에서 학생 52명이 미담장학회 학생들에게 과외를 받고 있다. KAIST 학생 과외는 과목당 월 40만 원 이상이지만 이들 고교생은 과목당 2만5000∼10만 원만 내면 된다.

반응이 좋아 전교 1, 2등 학생도 수강하고 있고, 충남고는 3월부터 강사를 더 요청하기로 했다. 이문고 박광훈 진학부장(교사)은 “강사들이 수능 성적 1% 이내의 실력을 갖춘 데다 형, 누나로서 멘터 역할을 해줘 학생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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