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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따라 분리 수용… “살아선 못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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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따라 분리 수용… “살아선 못 나와”

동아일보입력 2010-01-22 03:00수정 2010-01-2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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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정치범 수용소, 누가 어디에 갇혀있나 일부 탈북자 “인권위 발표 6곳중 1곳은 이미 없어져”
국가인권위원회가 20일 정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실태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정치범수용소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체제의 비위를 거슬렀다는 이유로 본인은 물론이고 일가까지 평생 노예로 만드는 전근대적 제도인 정치범수용소와 연좌제는 북한 인권문제의 핵심이다.

하지만 수용소의 존재는 북한 독재체제와 운명을 함께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수용소를 해체하는 순간 북한 체제는 존립이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정치범수용소 대부분은 죽어서도 나올 수 없는 ‘종신구역’인 데다 탈주가 불가능할 만큼 경계도 삼엄해 내부 실상이 외부에 많이 전해지진 않았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해체운동을 벌이고 있는 수용소 수감자 출신들의 단체인 ‘북한 민주화운동본부’를 통해 전해들은 정치범수용소별 특징과 차이점을 조명해본다.

다만 이 단체는 ‘북한에는 수용소 6곳에 정치범 약 20만 명이 수감돼 있다’는 국가인권위 발표와는 달리 수용소가 5곳이고, 수감자도 20만 명보다는 훨씬 적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정광일 사무국장은 “1990년대 초에 북창정치범수용소가 없어져 현재는 5곳뿐”이라며 “내가 가장 큰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다가 2003년 출소했는데 당시 수감자는 1만 명 정도여서 수감자가 5만 명이라는 인권위 발표와는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14호 개천 5만 명
해주, 옹진 등 ‘해방지구’ 출신 많아

대동강 상류에 위치한 14호 관리소는 전체가 ‘종신구역’이다. 종신구역이란 한 번 들어가면 절대로 다시 나올 수 없는 곳을 말한다. 주요 수감자는 6·25전쟁 이후 북한 땅이 된 소위 신해방지구(해주, 옹진 등) 출신의 성분이 나쁜 사람들로 알려졌다. 인권위에서는 이 수용소에 대략 5만 명이 수감돼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 이 수용소는 수용소 5곳 중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수감자들은 주로 석탄 채굴이나 농업, 피복 공장 등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린다. 이 수용소와 비슷한 곳이 함북 회령의 22호 수용소다. 2007년 이곳 출신의 수감자 신동혁 씨가 한국으로 탈북해 내부 실상을 증언했다.
15호 요덕 5만 명
종신-혁명화-개전 구역으로 분리

남한에 가장 많이 알려진 수용소이며 북한 수용소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용소에는 ‘종신구역’과 일정 기간의 형량을 채우면 석방하는 ‘혁명화구역’, 수감기간이 지정돼 있지 않고 개전의 기미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회에 내보내는 소위 ‘개전구역’이 함께 존재한다. 20여 개의 관리위원회가 있으며 매 관리위원회에 약 400명이 소속돼 있다. 수감자의 구성을 보면 소위 체제를 비난했다는 ‘말반동’이 60%이며 한국행 기도 탈북자 20%, 부정비리를 저지른 관료들이 20% 정도다. 이곳의 실상은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어 북한이 일부 지역은 폐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2호 회령 5만 명
광복 전 자본가-종교인들 수감

인권위에 따르면 5만 명이 수감된 북한 최대의 정치범수용소이다. 하지만 요덕과 규모가 비슷하다는 증언도 있다. 1950년대 말부터 만들어진 역사가 오랜 수용소이며 한 번 들어가면 절대 못나오는 종신구역이다. 주요 수감자는 광복 전 지주, 자본가, 종교인들과 6·25전쟁 때 국군을 도운 사람 등이다. 한국행 탈북자는 일반적으로 요덕에 수감되지만 국군포로 가족처럼 용서해줄 생각이 없는 경우면 회령에 보낸다. 1987년 5월 인근 온성수용소에서 폭동이 일어나 5000여 명의 수감자가 학살됐고 인근 수용소들이 폐쇄됐으나 회령수용소는 유지됐다. 1994년 이곳 경비병이던 안명철 씨가 탈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25호 수성 5000명
물증까지 확실한 정치범들 감금

이 수용소는 다른 수용소와는 달리 감옥형태로 존재하는 유일한 정치범수용소이다. 이곳에 들어가면 곧 죽음으로 인식될 정도로 악명이 높다. 북한은 반체제범 중에서도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으면 혁명화구역이나 다른 수용소에 보내지만 물증까지 있는 경우 재판을 받고 수성수용소에 감금된다. 15년 형 등의 형기는 부여받지만 워낙 죄질이 엄중하다는 판단하에 일단 들어가면 나오지 못한다. 6m의 높이의 담장과 전기철조망 때문에 탈출이 가장 불가능한 수용소이기도 하다. 자전거, 재봉틀 등을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나오는 ‘갈매기’ 자전거는 북한에서 매우 유명하다.
16호 화성 2만 명
대부분 체제 도전한 1급 정치범

북한 내에도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1급 정치범 수용소이며 수성관리소 다음으로 처우가 열악한 곳이다. 김동규 부주석처럼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에 반대했던 고위급 인사들과 국가보위부 출신, 쿠데타 기도자 등 ‘죄질’이 엄중하고 다른 정치범들과 접촉했을 경우 비밀이 새나갈 우려가 큰 인물들이 수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의 경비는 특히 삼엄해 단 한 명도 탈출에 성공해 한국에 온 경우가 없다. 100리가 넘는 골짜기를 따라 수감자들이 조금씩 분산 배치돼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함북 길주군 만탑산의 실험용 갱도는 이곳 수감자들을 동원해 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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