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알사상 철학적 계승 ‘함석헌 학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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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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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장회익 교수 등 50여명 참여
내년 2월 창립, 학술지 발간 등 계획

동아일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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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성공회대 초빙교수와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 등 평소 함석헌(사진)의 씨ㅱ(씨알)사상에 관심이 많았던 지식인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함석헌 학회’가 내년 2월 문을 연다.

함석헌 학회 창립준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영호 함석헌평화포럼 대표(인하대 명예교수)는 22일 “지금까지 사회운동가와 종교연구가로서 알려진 함석헌에 대해 그의 씨알사상을 바탕으로 철학자의 면모를 조망할 필요가 있다는 학계의 요구에 따라 학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30일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철학자대회에서 유영모와 그의 제자인 함석헌의 사상을 소개하는 특별분과가 마련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세계철학자대회 한국조직위원회(위원장 이명현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한국의 근대 사상가로서 동서양철학자와 종교학자를 놓고 고심한 끝에 유영모와 함석헌을 선정해 세계 철학자들에게 그들의 사상을 알렸다. 올해 4월에 함석헌의 미발표 시가 포함된 30권의 저작집이 나옴으로써 그의 말과 글을 참조하기 수월해진 측면도 학회 창립의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학회 창립을 위한 발기인과 창립회원으로 연구자 50여 명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며 “순수한 학술연구를 지향하며, 내년 2월에 창립학회를 개최하고 봄에는 학술지 ‘함석헌 연구’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회 발기인으로는 강영안 서강대 교수(철학), 김윤상 경북대 교수(행정학), 박영일 인하대 교수(국제경제학), 박종강 법무법인 민중 변호사, 방희정 이화여대 교수(심리학), 석경징 서울대 명예교수(영문학), 이진구 한국종교문화연구소장 등도 참여했다.

지금까지 유영모와 함석헌에 대한 연구는 씨ㅱ재단과 함석헌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하는 학술대회 위주로 진행돼 왔다.

김민웅 교수는 “자기 생각을 가진 주체로서의 정신을 강조한 함석헌 선생의 사상은 (비민주적인 시대였던) 1980년대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여파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지금도 유효하다”며 “동양정신의 뿌리를 캐 생각의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한 함석헌의 사상을 세계에 전파하는 것도 학회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씨알사상은 사람 속에 영원불멸의 심적 생명이 있다고 보고 사회적 규정이나 신분과 관계없이 사람 그 자체가 역사와 사회의 토대이며 주체라고 여기는 사상이다. 함석헌의 스승인 유영모가 사상의 기초를 만들었고 함석헌은 이를 심화 발전시키면서 현실 속에서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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