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다함께/다문화 해외서 배운다]<3>

  • 입력 2009년 9월 30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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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의 뇌레브로 도서관에서 이라크 출신의 부모를 둔 후다 베클라르 양(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역의 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운영되는 ‘숙제 카페’ 자원봉사자 앤더스 곰슨 씨(왼쪽에서 두 번째)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곰슨 씨는 “이곳은 주로 20여 개국에서 온 이주민 학생들이 찾고 있으며 등록 절차가 없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와서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펜하겐=유덕영 기자
덴마크 코펜하겐의 뇌레브로 도서관에서 이라크 출신의 부모를 둔 후다 베클라르 양(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역의 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운영되는 ‘숙제 카페’ 자원봉사자 앤더스 곰슨 씨(왼쪽에서 두 번째)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곰슨 씨는 “이곳은 주로 20여 개국에서 온 이주민 학생들이 찾고 있으며 등록 절차가 없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와서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펜하겐=유덕영 기자
<3> 북유럽의 이주민교육 지원

《덴마크 코펜하겐 뇌레브로 지역에 위치한 작은 도서관에는 평일 오후가 되면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든다. 동네 도서관에서 운영되는 ‘수업 카페(Lektie caf´e)’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수업 카페는 주로 이주민 자녀들을 위해 지역사회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무료 공부방. 학생들은 학교에서 따라가기 힘든 공부나 숙제를 이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한다. 이라크 출신 부모를 둔 고교 1년생 후다 베클라르 양(17)은 “숙제를 하면서 궁금했던 내용을 여기서 마음껏 물어볼 수 있어 좋다”며 “공부를 열심히 해서 치과의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말 통해야 사회 통합” 국가가 발벗고 언어교육

북유럽의 복지국가들은 이주민들을 위한 교육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주민 자녀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추가교사 등을 투입하는 등 공교육에서도 특별한 배려를 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려면 의사소통이 관건이라고 보고, 이주민들의 언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민자 많은 스웨덴 학교
33개 언어 ‘특별교사’ 배치

○ 이주민의 모국어 구사하는 특별교사

스웨덴 스톡홀름 교외에 위치한 스메스학스 학교(유치원∼중학교 과정)는 학생 280여 명 중 86%가 이민자 부모를 두었다. 이 학교는 이주민들을 위한 ‘특별교사제’를 운영하고 있다. 특별교사는 이주민 자녀들의 공부를 모국어로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 4주마다 모든 학생의 부모와 상담을 하는데, 이때도 부모가 스웨덴어에 익숙하지 않아 제대로 된 상담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통역을 불러 상담을 한다. 셸 셰보리 교장은 “이번 학기에는 33개 언어의 특별교사가 활동하며, 특별교사는 구하기 어려워도 반드시 제공한다”며 “외국인 학생들이 언어 때문에 겪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배려”라고 말했다.

스웨덴 통합·성평등부의 통합·다양성국 예란 린드크비스트 부국장은 “이주민 유입으로 생기는 다양성은 단기적으로는 위협 요소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회이며 큰 도움이 된다”며 “학교에서는 질적 수준 향상과 평등, 스웨덴어 언어 훈련 등을 통합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 이주민학생 수업 돕는 추가교사

아일랜드에서는 이주민 자녀들의 모국어를 지원하는 대신 ‘추가교사(Extra teacher)’를 통해 이주민 자녀들의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수도 더블린에 위치한 ‘스콜 컬름’과 ‘스콜 그로니아’는 이주민 자녀의 비율이 50%를 넘는 초등학교. 이 학교에서는 추가교사를 투입해 이주민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수업 교사와 학생들을 일대일로 지도하는 교사 등 두 명이 동시에 들어가 수업을 하는 것. 추가교사는 보조교사가 아니라 정식 교사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교사다. 아일랜드 교육과학부 이언 머피 고문은 “이주민 학생들이 아일랜드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학생 부모들이 지역과 연관을 맺도록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선 외국인 무료 훈련
말 외에도 사회-문화 가르쳐

○ 언어교육 통해 이주민 통합 촉진

스웨덴은 1년 이상 스웨덴에 거주한 모든 외국인을 위해 무료로 스웨덴어 강좌를 제공한다. ‘이주민을 위한 스웨덴어(SFI·Svenska f¨or Invandrare)’라고 불리는 이 교육과정은 이주민들이 간단한 테스트를 거쳐 자신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스톡홀름 SFI에 다니는 브라질 출신의 페르난두 프레이타스 씨(32)는 “SFI에서는 스웨덴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도 가르쳐주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덴마크도 2002년 구축한 ‘사회 통합 프로그램’에 따라 3년 동안의 무료 덴마크어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주민과 난민 등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덴마크어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와 문화에 대한 교육도 병행한다. 덴마크 정부가 실시하는 통합정책의 핵심은 이민자들이 교육을 통해 덴마크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고용 기회를 확대해 덴마크 사회의 통합을 추구하는 것이다.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는 “이민자들이 자국에서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무료 언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외국인 역시 ‘같이 살아야 할 동반자’라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통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시민의 활발한 참여를 통한 프로그램도 이주민들의 사회 통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펜하겐·스톡홀름·더블린=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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