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거 野]‘한가위 연휴 준PO’ 팀 이동 어쩌나…

  • 입력 2009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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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부터 가을잔치다.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 3, 4차전은 추석 연휴인 내달 2, 3일에 열린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한가위에 포스트시즌이 열린 것은 1987, 1991년에 이어 세 번째다. 18년 만이다.

포스트시즌 일정을 짤 때 추석은 큰 변수가 아니다. 그동안 추석은 대개 9월 이후 잔여경기 일정에 포함됐다. 지난해(9월 14일)에도, 2007년(9월 25일) 추석에도 정규 시즌이 한창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19년에 7번꼴로 찾아오는 윤달이 있는 해. 음력 5월 뒤에 윤 5월 한 달이 생기면서 추석이 10월로 밀렸다. 게다가 9월에 비로 취소된 경기가 2경기뿐이라 경기 수가 늘어났는데도 예년에 비해 정규 시즌을 일찍 마친다. 9월에 가을잔치가 시작되는 것은 1992년 이후 17년 만이다.

때마침 추석에 명절 교통대란의 상징인 경부선(부산 혹은 대구)을 오가며 경기가 열리는 바람에 해당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동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틀뿐인 연휴가 경기일과 겹쳐 고스란히 귀성 행렬과 함께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속철도(KTX)나 항공기를 이용하면 편하지만 뒤늦게 단체 표를 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나마 30일 잠실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치자마자 새벽 시간을 이용해 버스로 이동하는 게 교통 체증을 덜 겪는 방법이다. 승부가 5차전까지 이어져 잠실에서 다시 경기를 한다면 귀경 인파와 함께해야 한다.

과거 2차례의 ‘한가위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동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OB와 해태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던 1987년에는 승용차가 요즘처럼 많지 않았고 1차전이 추석 당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남들 고향 갈 때 서울로 오면 됐다. 1991년 준플레이오프에선 삼성과 롯데가 맞붙었다. 대구와 부산을 오가면 됐다. 요약하자면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사상 초유의 ‘한가위 경부선 시리즈’인 셈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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