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박테리아가 속편하게 해드립니다”

  • 입력 2009년 8월 24일 02시 50분


■ 유산균 국제학술제서 드러난 대장질환 개선 효과
대장암 진행가능성 큰 대장염
유산균 투입하면 50%나 감소
설사-변비 동시에 잡는 효과도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대장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40, 50대 남성의 대장질환 발병률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유산균은 대장에 좋은 박테리아로 알려져 있다.

최근 대한보건협회 주최로 열린 ‘유산균과 건강’ 국제학술심포지엄에는 6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석해 유산균이 대장질환에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어떤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 유산균 발효유와 김치에 많이 포함

유산균은 젖산균이라고도 불리는 박테리아다. 유산균을 한 가지 종류로 알고 있지만 사실 400여 종이 있으며 그중 요구르트 등으로 상품화된 유산균은 20여 종에 이른다. 특히 인체에 좋은 효능이 있는 유산균은 ‘프로바이오틱스’로 요구르트에 많이 들어있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기의 장내에 많이 존재하는 ‘비피더스’, 사람의 소장에 많이 존재하는 ‘락토바실러스’, 치즈를 만들 때 사용하는 ‘락토코커스’ 등도 있다.

유산균 발효유는 우유, 산양유, 마유 같은 포유동물의 젖을 살균한 후 유산균을 이용하여 발효시킨 음료다. 유산균은 장내 유해세균 억제,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면역 증진, 항암 효과를 낸다. 김치도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다. 김치는 적당히 익었을 때 유산균이 많이 들어있다. 약간 새콤한 정도의 맛을 내는 김치에는 국물 1mL에 약 1억 마리의 유산균이 있어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 대장질환 억제 효과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등 40, 50대에서 증가하는 염증성 장질환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아일랜드 코크대 의대 이먼 퀴글리 교수는 “유산균이 대장염의 발생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대장염을 유발시킨 생쥐에게 유산균을 투여한 결과 대장 조직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약 50% 감소했다”고 말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내 세균과 면역 체계의 상호작용이 부적절하게 일어날 때 발생하는데 유산균은 면역체계를 제어하는 신호물질인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유도해 대장염의 발생을 억제한다.

김주성 서울대 의대 내과 교수는 복통, 복부팽만감, 배변 시 불편감 등의 증상이 있는 성인 73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유산균 발효유를 마시도록 한 결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이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발효유에 함유되어 있는 특정 기능성 유산균이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을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 유산균 발효유 마신 후 양치질

요구르트를 식후에 한 병씩 마시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유산균은 살아서 장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식전이건 식후이건 효과 면에서 별 차이는 없다.

유산균 발효유는 인체 내의 정반대 현상인 설사와 변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산균은 장에 자극을 주어 대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변비 개선 효과가 있다.

또 설사는 장내에 들어온 병원성 세균이 증식해서 나타나는 것인데 발효유를 섭취하면 유산균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에 설사가 예방된다. 유산균 발효유는 직접 충치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발효유에 함유된 설탕 성분에 의해 충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마신 후에는 양치를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유산균 발효유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는 적더라도 매일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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