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맥주회동 ‘버드라이트’ 마신다

  • 입력 2009년 7월 31일 02시 59분


30일 저녁 미국 백악관에서 열리는 하버드대 흑인 교수 체포사건 당사자들의 맥주회동 테이블에 오를 메인 맥주가 ‘버드라이트’(사진)로 결정됐다.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29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쿨러(cooler)는 버드라이트로 채워질 것이며, 헨리 루이스 게이츠 교수와 제임스 크롤리 경관이 각각 제일 좋아하는 레드스트라이프와 블루문도 함께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드라이트는 미국 내 편의점과 잡화점 판매점유율 22%를 차지해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대중형 맥주다.

그러나 회동에 선택된 맥주가 모두 외국 업체 소유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버드라이트를 만드는 미국 맥주제조사 대명사였던 안호이저 부시는 지난해 벨기에 회사 인베브가 인수했다. 레드스트라이프는 영국, 블루문은 영국 회사가 대주주인 공동투자회사가 만든다.

CBS방송 여론조사에선 37%의 응답자가 보스턴 지역에 뿌리를 둔 맥주인 샘 애덤스를 백악관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고 했다. 이 지역 의원들은 29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국산 맥주를 마셔 달라”고 호소했다. 샘 애덤스 제조사는 “대중 소비문화의 기본인 맥주를 외국 업체가 지배하려 한다”고 비난했고, 역시 미국산 맥주인 시에라네바다 제조사도 “미국 가족이 소유한 맥주가 선정되길 바랐다”며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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