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도 울고갈 카드-화투

  • 입력 2009년 7월 3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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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부산지방경찰청에 적발된 사기도박용 카드. 특수 콘택트렌즈를 끼면 카드 뒷면에 새겨진 숫자나 문자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부산=연합뉴스
30일 부산지방경찰청에 적발된 사기도박용 카드. 특수 콘택트렌즈를 끼면 카드 뒷면에 새겨진 숫자나 문자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부산=연합뉴스
형광물질 ‘무늬목’ 사기도박단에 3만여벌 팔아

사기도박용 카드와 화투, 특수 콘택트렌즈를 만들어 전국의 사기도박단에게 팔아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0일 도박용품 위조공장을 차려놓고 사기도박용 카드와 화투 3만4000벌을 만들어 유통시킨 혐의(상표법 위반 등)로 A 씨(54) 등 5명을 구속했다. 카드와 화투 제조기술자 B 씨(36)와 사기도박단원 C 씨(49) 등 17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A 씨 등은 2007년 7월 경남 김해시 모 오피스텔에 공장을 차려놓고 짜고 치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이른바 ‘무늬목’ 카드 2만4000벌과 화투 1만 벌, 특수 콘택트렌즈 3000개를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만든 무늬목은 뒷면에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특수형광물질로 무늬와 숫자를 표시해 특수 콘택트렌즈를 낀 사람만 알아볼 수 있다. 이들은 중간 판매책을 통해 무늬목 카드와 화투를 각각 5만 원, 콘택트렌즈는 25만 원에 팔아 2년간 24억 원가량을 벌었다.

C 씨 등 사기도박단은 구입한 무늬목 카드로 부산, 경남지역 자영업자와 포커 도박판을 벌여 18차례에 걸쳐 1억57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경기 불황으로 사기도박단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 타짜용 무늬목을 본격적으로 제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중간 판매책 대포통장에서 거래명세가 확인된 사기도박단 100여 명도 수사 중”이라며 “이미 전국에 무늬목 3만4000벌이 깔렸기 때문에 일반인이 사기도박에 걸려들었다가는 백전백패(百戰百敗)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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