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회민주주의를 실컷 조롱하는 민주당 의원들

  • 입력 2009년 7월 31일 02시 59분


그제 한나라당은 미디어관계법안 전자투표 상황을 담은 국회 본회의장 동영상을 공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투표 방해와 조작 행위가 생생하게 담겨 있어 충격적이다.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도 있을 수 없는 불법 행위가 명색이 법을 만드는 국회 표결 과정에서 버젓이 벌어진 것이다.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동영상을 보면 이미경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석을 찾아다니며 반대투표 버튼을 마구 눌렀다. 추미애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석을 돌며 투표를 못하도록 투표용 모니터들을 책상 아래로 내려 버렸다. 천정배 박지원 조배숙 서갑원 김성곤 유선호 조정식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석을 차지하고 앉아 투표를 훼방 놓거나 적극적으로 방해했다. 이 과정에서 두 정당 의원들 간에 심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법조인 출신으로 지난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의원까지 가담했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민주당은 동영상 공개 전까지만 해도 투표 방해나 조작이 없었다고 잡아떼면서 한나라당이 자신들의 대리투표를 희석시키기 위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막상 동영상이 공개되자 이미경 의원은 자신이 반대 버튼을 누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를 취소하고 찬성으로 돌려놓아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자신의 행위는 부정한 표결을 막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강변했다. 어처구니가 없는 억지이다.

의회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과 합법적인 투표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상습적인 법안 처리 기피로 인해 국회의장이 국회법에 근거해 직권상정을 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표결에 나선 것이 잘못인가, 아니면 민주당이 헌법에 명시된 다수결 원칙을 거부하며 표결을 저지하고 투표 방해나 조작을 한 것이 잘못인가. 민주당이 주장하는 방송법안 재표결의 적법성 논란과 한나라당 측의 대리투표 의혹도 헌법재판소 판단을 지켜보거나 사실 관계를 확인해봐야 할 사안이지만, 그 자체도 근원을 따지자면 민주당의 표결 방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자신들의 본질적 잘못은 외면한 채 그로 인해 파생된 문제만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날치기니, 무효니 억지 주장을 들이대면서 의원 대다수가 사퇴서를 내곤 길거리로 나가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실상 외부세력까지 끌어들여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표결과 투표를 방해한 것에 대해선 조금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다. 자신들의 행위는 다수에 저항하기 위한 것이면 어떤 방식이든 정의롭고 정당하다고 여기는 게 민주당 사람들이다. 이런 삐뚤어진 법의식으로 국민을 오도하는 것은 더 큰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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