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항암제용 물질 신약개발땐 획기적”

  • 입력 2009년 7월 31일 02시 59분


랜들 문 소장, 한국제약사 높은 평가

“한국 제약회사들은 주로 복제약(제네릭)을 만든다고 들었는데 이번 계기로 다시 보게 됐다.”

항암제 전문가인 미국 워싱턴대 랜들 문 줄기세포연구소장(58·사진)은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외제약이 세계 최초로 찾아낸 Wnt 신호전달 억제물질이 신약으로 개발된다면 대장암 폐암 백혈병 등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nt 신호전달은 암세포에 과도하게 생기는 특정 단백질이 움직이는 길을 말한다. 대장암의 80∼85%, 폐암의 75%가량이 이 신호전달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리벡(백혈병 치료제), 허셉틴(유방암 치료제) 등 다양한 단백질의 신호전달을 막는 항암제는 개발됐지만 Wnt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약은 없었다. 중외제약은 2000년부터 Wnt 신호전달을 연구해 표적항암제로 쓸 수 있는 Wnt 신호전달 억제물질(CWP231A)을 최근 개발했으며 동물실험을 끝내고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문 소장은 “노바티스나 화이자 등 세계적인 제약회사도 Wnt 신호전달 연구에서는 걸음마 단계”라며 “Wnt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 골라 죽이기 때문에 치료 성공률이 높다”고 평가했다. 중외제약 배진건 전무는 “새 항암제를 2014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며 “세계 항암제 시장의 3%를 점유하고 매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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