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힘으로
믿음의 힘이 컸다. 킥오프를 앞두고 레알의 동료들은 아직 팀이 낯설 새내기 호날두를 꼭 끌어안은 채 격려의 표시로 등을 두드려줬다. 예선 1차전 알 이티하드(사우디)전에선 주장 라울 곤잘레스가 그랬고, 이번엔 오른쪽 윙어 아르옌 로벤이 같은 행동을 보여줬다. 라울이나 로벤 모두 호날두의 영입으로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예견된 터라 포옹의 의미는 더욱 각별했다. 경기 후 미드필더 구티는 “호날두가 베르나베우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을 뿐, 동료들과는 잘 지내고 있다. 영웅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말했다. 오른쪽 풀백 페페도 “최고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곳이 레알이지만 호날두는 정말 특별한 존재감을 준다”며 강한 동료애를 과시했다.
○나홀로 플레이는 지양해야
레알 마드리드 페예그리니 감독은 “(호날두가) 아직 합류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진 않지만 팀원들과 호흡에서 문제를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왼쪽 날개로 나선 호날두는 같은 쪽 사이드 윙백 마르셀로와 위치가 자주 겹치는 인상이었고, 2선에서 공격진으로 파고들 때 패스 루트를 미처 파악하지 못해 헤매는 장면을 여러 번 연출했다. 감독 기자회견 때 “호날두를 익숙한 오른쪽 측면에 배치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호날두의 포지션은 단연 스페인 언론의 화두였다. 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보였던 ‘나 홀로’ 플레이도 여전히 많았다. 호날두는 주변에 동료들이 손을 들고 있음에도 자신이 직접 파고들다 찬스를 자주 무위로 돌렸고, 볼을 빼앗기면 머리를 움켜쥐고 화를 내는 장면도 자주 보였다. 호날두는 “이제 갓 60%% 컨디션까지 도달했다. 자신감을 키우고, 신체 리듬을 조절하면서 시즌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마드리드(스페인)|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