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이참 신임사장 “세계인과 한국관광 소통하겠다”

  • 입력 2009년 7월 30일 07시 59분


“긴 검증과정에 흥분보다는 감동 귀화인 첫 임명…책임감 막중해”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 경험이 있어서 잘하는 거 아니잖아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29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긴급 마련된 기자회견장. 한국관광공사 이참(55) 신임사장은 자신만만했다.

행정 관료 출신이 아닌데도 발탁된 데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참 신임사장은 “행정 경험이 꼭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의 많은 자문과 고문을 맡으면서 나름대로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조직을 만들 수 있는 지 아이디어가 많다. 거기에 자신 있다. 매끄러운 행정을 하려면 경험 많은 사람이 필요할거다. 하지만 신선한 분위기를 만들려면 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강점을 피력했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의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터로서의 능력임을 그는 분명히 했다. 이참 사장은 “범국민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고, 협조하고, 또 국제사회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자격이 필요하다. 제가 그동안 해 온 건 모든 사람들이 (이런 능력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참 사장은 잘 알려진 대로 독일 출신 귀화 한국인이다. 우연히 들른 한국의 매력에 빠져 1978년 국내에 정착했고, 1986 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그는 외국인 출신이란 사실이 앞으로 일을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내비쳤다. “외국인 출신이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된 점은 외국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걸 충분히 이용해 한국 관광의 세계적인 홍보를 할 생각입니다.”

케이블 프로그램 녹화를 마치고 급히 기자회견장에 오느라 살구 빛이 도는 감색 셔츠에 베이지색 재킷을 입은 캐주얼한 차림으로 나타난 이참 사장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검증 과정이 오래 걸려 지쳐있었기 때문에 (임명 소식을 들었을 때) 많이 흥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감동했다.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참된 한국 사람으로 살겠다는 의미로 이참으로 개명했다. 이참에 한 번 한국을 위해 남은 인생을 봉사하겠다는 마음이다. 귀화인으로, 이방인 출신으로 고위직에 임명된 게 개인적으로 감동이다”고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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