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공장에 재떨이가 사라졌어요”

  • 입력 2009년 7월 30일 06시 36분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연주공장
231명 5개월만에 100% 금연

“금연도 가족과 회사를 위한 봉사죠.”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2연주공장 직원 231명은 최근 사내 보건실에서 소변 검사를 한 결과 전원 비흡연자로 판정을 받았다. 제철소 내 53개 단일공장 가운데 ‘100% 금연’은 처음이다. 올해 초 제철소 내 모든 직원이 금연운동을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처음으로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연주공장은 용광로에서 쇳물을 받아 철강판 제품으로 만들기 전 단계 공정을 처리한다.

2연주공장은 올해 초까지 흡연자가 71명(31%)이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금연펀드’를 조성하면서 금연 분위기를 확산하는 한편 지난달 먼저 담배를 끊은 간부 10여 명이 직원들을 독려하면서 담배와 결별을 했다. 특히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만든 금연펀드는 금연의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전 직원이 ‘금연통장’을 만들어 하루에 피우는 담배를 줄이는 대신 그만큼의 담뱃값을 통장관리 직원을 통해 저금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루에 한 갑을 피우던 직원이면 2500원가량을 적립하는 식으로, 골초 직원은 최근까지 50만 원을 저축하기도 했다. 공장 측은 펀드가 늘어나면 ‘부부 동반 금연 기념 해외여행’을 떠나 ‘금연=가족행복’임을 보여줄 계획이다. 20년 동안 담배를 피우다 끊은 백정균 씨(46)는 “무엇보다 건강에 자신이 생겼다”며 좋아했다.

2연주공장 직원들은 포항제철소 직원 8000여 명 가운데 봉사활동에도 으뜸이다. 지난달에는 자매결연 마을인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 주민들이 생산한 청정 벌꿀 판매에 앞장섰다. 1995년 자매결연한 이후 16년 동안 1억6000만 원어치를 팔아줬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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