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남해안 ‘죠스의 습격’… 상인들 울상

  • 입력 2009년 7월 30일 06시 36분


해수욕장 주변 잇단 상어 출몰
경기침체 피서객 감소 악재 겹쳐

‘해경은 비상, 상인은 울상, 피서객은 육상(陸上)에.’

경남 남해안에 상어가 잇따라 출몰하면서 해수욕장 풍속도를 크게 바꿔놓았다. 해경은 만일에 대비해 물놀이 시간까지 제한하고 있다. 상인들은 “경기침체와 장마로 어려움이 큰 시기에 지나친 대응은 피서객에게 불안감을 줘 영업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숨이다.

26일 오후 2시 반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 흑진주몽돌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수백 m 떨어진 바다에 귀상어 두 마리가 나타나 유람선 선착장 인근까지 등지느러미를 드러낸 채 헤엄을 쳤다. 피서객들은 놀라 물 밖으로 나왔다. 통영해경은 수영금지 조치를 내린 뒤 경비정으로 상어를 쫓았다. 다음 날 오전 이 가운데 한 마리로 추정되는 귀상어가 해수욕장 인근 해상에 설치된 그물에 잡혔다. 해경은 27일 낮 12시부터 물놀이를 허용했다. 5월에는 통영시 홍도 근해에서 2.2m짜리 청상아리 한 마리가 어선의 그물에 걸리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3월 동해와 남해서부 해상에서 대형 백상아리가 출현하거나 잡히자 주의보를 내렸다. 과학원은 “귀상어는 백상아리와 함께 성질이 난폭하다”며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주로 서해안에 나타나던 백상아리 등이 다른 해역에서도 자주 출현한다”고 말했다. 통영해경은 “남해안에서 상어에 의한 인명피해는 없지만 사고를 막기 위해 순찰과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수욕장 주변 숙박업소와 식당 상인 등은 걱정이 태산이다. 경남지역 주요 해수욕장 방문객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상어라는 ‘악재’까지 겹친 때문이다. 수영을 즐기는 피서객도 눈에 띄게 적은 편.

몽돌해수욕장의 숙박업소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하면 손님이 30% 이상 감소할 정도로 타격이 크다”며 “상어와 관련된 문의전화도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식당 주인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처럼 상어 퇴치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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