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최고령요? 항상 최선 다할 뿐”

  • 입력 2009년 7월 30일 03시 00분


부산국제배구 35세 후인정

배구는 선수 생명이 짧은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야구 축구 농구와 달리 배구 코트에서 30세를 넘긴 선수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배구대회에서 ‘회춘’을 맞고 있는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의 후인정(35·사진).

1974년생인 그는 국내 프로배구에서 최고령 선수다. 같은 팀의 박철우(24)와는 11세 차, 박종용(23)과는 띠동갑이다. 후인정은 “예전에는 인사 하느라 바빴는데 이제는 인사 받느라 바쁘다”며 달라진 위치를 설명했다.

그는 같은 포지션인 박철우와의 경쟁 속에 교체 선수로 나갈 때가 많다. 하지만 고비 때면 어김없이 투입돼 그가 얼마만큼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경기장에서 그를 환호하는 함성도 듣기 어렵지 않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10, 20대 팬들을 경기장으로 끌고 온다면 저는 아저씨, 아줌마 팬들을 책임질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올해로 배구 인생 24년째를 맞고 있는 그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언제 은퇴할 생각이냐’는 것. 그는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다음 날 일어나 눈을 뜨면 또 배구장을 찾게 된다. 코트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은퇴는 지금 또는 2개월 후에도 할 수 있다. 그냥 지금 최선을 다하면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온갖 부상을 뛰어넘었다. 2005년엔 최우수선수상도 수상했다. 2008년까지 10년 넘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모든 것을 다 이루었을 것 같은 그에게도 목표가 있다. 그는 “팀이 2년간 우승을 못했다. 꼭 다시 우승 트로피를 안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 대한항공 V합창

29일 경기에서 남자부 B조 삼성화재는 신생팀 우리캐피탈을 맞아 3-2(15-25, 22-25, 26-24, 25-18, 15-11)로 힘겹게 역전승을 거뒀다. 같은 조 대한항공은 산토리(일본)를 3-0으로 꺾었다. 여자부 A조 KT&G는 톈진(중국)에 1-3으로 졌다.

부산=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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