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이저 방송 뉴스 쇠퇴 이유는 ‘신뢰 저하’

  • 입력 2009년 7월 30일 03시 00분


최근 별세한 ‘앵커맨의 전설’ 월터 크롱카이트가 CBS 저녁뉴스를 진행할 때(1962∼1981) 미국 국민 2700만∼2900만 명이 그가 진행하는 뉴스를 봤다. 그러나 현재 미국 3대 지상파 방송인 ABC, CBS, NBC의 저녁뉴스 시청자 수는 모두 합해도 이보다 적다. 미국기업연구소(AEI) 칼린 보먼 선임연구원은 27일 포브스 인터넷판에서 그 이유를 분석했다.

과거에 비해 시청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송 채널이 크게 늘었다. 1985년 미국 가정에서 볼 수 있는 TV 채널이 평균 18개였지만 2007년에는 118개였다. 채널이 많아졌다는 것만으로는 메이저 지상파 방송의 쇠퇴를 제대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AEI는 방송과 앵커맨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 저하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그에 따르면 미국인은 일반적으로 정부, 노조, 대기업같이 크고 힘 있는 기관을 신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1970년대부터 메이저 방송도 이 범주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가 방송이 너무 많은 것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는 것. 앵커맨이 사회 유명인사 대열에 들면서 높은 연봉을 받는 세태가 크롱카이트 앵커의 겸손함을 사랑했던 시청자들을 메이저 방송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 뉴스에 편견이 개입됐다고 시청자가 인식하게 된 것이 메이저 방송사의 시청자 감소에 일조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갤럽의 1973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8%가 ‘방송이 뉴스를 정확하고 공정하게 보도한다’고 믿었지만, 2008년에는 43%만이 그렇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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