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바이올린 다양한 음색, 영화스토리 전달에 딱”

  • 입력 2009년 7월 30일 03시 00분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로랑 코르샤 씨는 “좋은 영화음악 중 바이올린의 음색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곡을 주로 골랐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EMI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로랑 코르샤 씨는 “좋은 영화음악 중 바이올린의 음색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곡을 주로 골랐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EMI
영화음악 앨범 ‘시네마’낸 佛 바이올리니스트 로랑 코르샤 씨

2008년 미국 연예 주간지 ‘피플’이 선정한 ‘현존하는 가장 섹시한 남성’. 1983년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 입상. 패션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1718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빌려준 그는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로랑 코르샤 씨(44)다. 최근 영화음악 앨범 ‘시네마’(EMI)를 내놓은 그를 e메일로 만났다.

―이자이의 ‘무반주 소나타’ 전곡, 버르토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 등으로 ‘정통’ 클래식을 선보여 왔다. 이번엔 왜 영화음악인가.

“음악은 사람의 감정과 정서를 잘 반영하는데, 스토리가 있는 영화음악이 더욱 그렇다. 영화음악은 그 자체로도 존재 가치가 있다. 저마다 상상력이나 생각에 따라 음악을 달리 해석한다. 왜 사람들이 음악을 자꾸 분류하는지, 특히 영화음악을 클래식보다 ‘덜 훌륭한’ 음악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까닭을 모르겠다.”

―바이올린은 영화음악의 선율을 빚어내기에 적합한 악기인가.

“바이올린이 영화음악에서 흔히 사용되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바이올린의 음색은 스펙트럼이 넓고 색깔이 다양하다. 사람의 영혼과 감정, 인생살이의 의문을 표현하기에 좋다. 폭넓음과 다양성은 음악과 영화가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것이다.”

―기억에 새겨진 영화음악은….

“어린 시절 채플린의 영화와 음악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번 앨범에 채플린의 음악 ‘위핑 윌로스(Weeping Willows)’도 실었다. 그의 음악은 매우 로맨틱하고 시적이며 감동적이다. 바이올린을 즐겨 연주했던 채플린은 모두 바이올린 곡을 작곡했다!”

―앨범 수록곡 중 특히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남자들(les valseuses)’은 개인적으로 마음 아픈 곡이다. 평소 이 곡을 즐겨 듣던 영화배우 기욤 드파르디유에게 바친다. 또 ‘화양연화’의 주제곡을 녹음하면서 뭔가 특별한 소리를 내고 싶었다. 영화에서의 무거운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활을 거꾸로 잡고 연주했다. 바이올린 특유의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 이 곡에서만큼은 나지 않았으면 했다.”

기욤 드파르디유는 제라르 드파르디유의 아들이자 코르샤의 오랜 연인인 쥘리 드파르디유의 오빠. 2008년 37세 때 폐렴으로 사망했다.

―정열적인 연주로 ‘불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린다. 그 열정의 원천은….

“자유롭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선 연주자가 가진 테크닉을 조금 버리는 용기도 필요하다. 강렬함을 보여주기 위해 무대에서 안전보다 위험을 택할 때가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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