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너지]GS칼텍스 하루 27만배럴 ‘地上의 유전’

  • 입력 2009년 7월 30일 02시 59분


국내 정유업계 최대 녹색사업… 부가가치도 쑥쑥
업계 첫 에너지효율화팀 가동… 연 1000억원대 절감

전남 여수시 월내동 GS칼텍스 여수 제2공장 내 61만5000m²(약 18만6000평) 용지. 이곳에서는 ‘제3중질유 분해 탈황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GS칼텍스는 이미 2개의 중질유 분해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거액을 들여 제3중질유 분해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이유는 경질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

중질유 분해시설은 저급(低級) 원유를 정제할 때 대량 생산되는 벙커C유를 휘발유와 등유, 경유 등 경질유로 바꾸는 시설.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고급 원유 대신 비교적 수급이 원만한 저급 원유의 정제 효율과 부가가치를 대폭 높인다는 점에서 ‘지상(地上) 유전’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제3중질유 분해 탈황시설 공사는 2010년 말 완공까지 모두 2조940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GS칼텍스는 하루 26만8000배럴의 중질유 분해시설을 확보하게 되어 국내 정유업계 최대 규모의 시설을 갖추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원유 정제 능력도 40% 수준에 육박해 고도화비율 측면에서 이 역시 국내 정유업계 최고 수준이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중질유 분해 탈황 시설 공사를 비롯한 녹색 사업을 전 사업장에서 펼치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녹색 사업을 미래 ‘먹을거리’로 삼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녹색 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허 회장은 올해 초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녹색 경영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허 회장은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신에너지연구센터를 방문해 연구원들을 격려하는 것을 올해 첫 공식 일정으로 삼았다. 신에너지연구센터는 GS칼텍스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의 첨병 역할을 하는 곳이다.

허 회장의 올해 첫 해외 출장도 녹색 사업과 관련이 있다. 허 회장은 올해 초 신일본석유와 탄소소재 생산 합작 법인 설립 건을 논의하기 위해 현해탄을 건넜다.

양측은 지난해 7월 탄소 소재 합작법인 파워카본테크놀러지를 세운 데 이어 올해 5월 경북 구미에서 생산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허 회장은 기공식에서 “고성능 탄소소재를 이용한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를 생산 보급하는 것이 한국을 녹색 강국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허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축이 된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회장과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공식 대화 창구인 ‘녹색성장 산업협의체’ 대표를 맡고 있다.

GS칼텍스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8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에너지관리공단과 ‘온실가스 감축 및 청정개발체제(CDM) 컨설팅’ 계약을 맺고 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배출 저감 활동을 하고 있다.

CDM은 선진국 또는 개도국 자국의 자본, 기술을 투자해 발생한 온실가스 감축분을 투자국의 감축 실적에 반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이에 앞서 2002년 정유업계 최초로 에너지기술팀이라는 에너지 전담조직을 꾸린 데 이어 지난해 에너지효율화팀을 추가로 만들었다. 이런 조직을 통해 최근 5년 동안 연간 1000억 원어치의 에너지를 절감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GS칼텍스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회사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1999년 연료전지 개발을 시작한 GS칼텍스는 연료전지 전문 자회사인 GS퓨어셀을 통해 대형 건물과 아파트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2012년 가정용 연료전지 1만 호 보급 사업 계획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에는 서울시내 아파트에 연료전지를 시범 설치해 연료전지의 경제성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회사인 GS나노텍을 통해 차세대 2차전지인 박막전지(Thin Film Battery)를 개발하고 있다. 박막전지는 모든 구성물질이 고체로 이뤄져 환경 친화적일 뿐 아니라 폭발 위험이 없는 차세대 2차 전지다.

그뿐만 아니라 KAIST와 함께 바이오 연료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부탄올 생산 균주로 개발해, 차세대 바이오 연료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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