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가난한 클럽 ‘말라가의 비애’

  • 입력 2009년 7월 29일 08시 41분


“예전에도 불쌍했고, 지금도 불쌍한 클럽이죠.”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영입설로 최근 주목을 받았던 말라가CF. 30년 가까이 안달루시아 라디오 스포츠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세바스티안 세론(65·사진)의 담담한 풀이였다. 1948년 창단한 말라가는 단 한 순간도 편안한 시간이 없었다. 2008-2009시즌 프리메라리가를 8위로 마감했으나 여전히 현지 팬들에겐 ‘불쌍하고 가난한 클럽’으로 비춰질 뿐이다.

고질적인 재정난으로 말라가는 창단(48년)과 재창단(94년)을 경험했다. 영욕으로 점철된 역사. 4부 리그에서 출발해 4년 만인 99년 세군다(2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라 리가에 올라선 현재에 이르렀다.

그래도 아직 독립적인 클럽으로 서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 10여년 전, 클럽이 극심한 재정난을 이기지 못해 문을 닫았을 때 안달루시아 정부가 클럽을 인수하려 했지만 그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이가 페르난도 산츠 구단주였다. 건설 회사를 소유한 그는 레알 마드리드와 말라가에서 활약한 축구선수 출신인데, 막대한 부채까지 끌어안으며 팀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었다고 한다.

산츠 구단주의 노력으로 매년 조금씩 주정부에 빚을 갚아나가고 있는 말라가는 여전히 약 30억 유로(6조원)의 빚이 남은 상태. 때문에 여유자금이 있을 때도 선수영입을 위해선 주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세론 기자는 “아시아권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현실성은 없었다. 팀 내 가장 높은 월봉이 3만유로(6000만원) 가량이고, 최저 샐러리가 6000유로(1200만원)에 불과하다. 우린 늘 가난한 클럽”이라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말라가(스페인)|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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