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건 다 파는 ‘레알의 상술’

  • 입력 2009년 7월 29일 08시 40분


역시 축구계의 큰 손(?)다운 모습이었다. 올 여름, 유럽축구 선수 이적시장의 중심에 선 레알 마드리드는 순진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묘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EPL), 세리에A에서도 (빅 클럽에 국한된)공통된 현상이긴 해도 레알 마드리드는 스타 영입에 필요한 엄청난 소요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팬들의 ‘정성’을 촉구한다. 돈벌이가 된다면 “영혼을 빼고 모든 것을 팔 수 있다”는 페레스 회장의 마인드에 맞추려는 때문일까. 철저한 장삿속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막대한 가격의 시즌 경기 티켓 판매는 차치해도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장 투어와 VIP 좌석 판매, 메가 스토어를 통한 클럽 기념품 판매 등으로 꾸준히 돈을 끌어 모은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투어에 필요한 요금은 성인 기준 15유로(3만원). 하루 평균 2500명 가량이 방문하니 매일 5000만원 정도를 쉽게 벌어들이는 셈이다. 그러나 단순히 관람만 할까. 투어 중간 중간 ‘팬 서비스’를 이유로 내세우며 포토 메이킹이나 식음료 판매 등도 당당히 자금 확보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원하는 고객에 한해 호날두, 카카 등 인기 스타들과 합성 사진을 찍어주는 이미지 메이킹(9유로)을 해야만 투어는 종료된다. ‘속았다’ 생각한 순간 이미 끝난다.

VIP 지정석 판매도 꽤 짭짤한 수익을 올려준다. 현지 스포츠지 마르카의 분석에 따르면, 다음 시즌 예상 VIP석(4000개) 판매 수익이 무려 5500만 유로(1000억원)에 달한다.

기념품 수입도 만만치 않다. 유니폼과 트레이닝복은 물론, 필기구와 열쇠고리부터 머그컵까지 없는 게 없다. 심지어 선글라스와 인형까지 제작된다. 한 손에 쥘 수 있는 물건은 최소 7-8유로 이상, 걸치는 제품은 적게는 70유로부터 200유로까지 폭이 넓다. ‘공짜로 경기를 본다’는 기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보안을 이유로 경기장 인터넷을 전부 차단한 뒤 돈을 지불하는 언론사에 한해 무선망을 따로 설치해준다. 물론, 구단이 자체적으로 거래하는 통신사에 의해서다.

마드리드(스페인)|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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