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며느리 나라의 전통공연 보러와요”

  • 입력 2009년 7월 29일 06시 18분


■달라도 다함께
부산 이주여성들 ‘수요로비콘서트’ 막바지 준비
각국 고유의 음악 - 춤공연… “타국 생활 활력소”

“3개월가량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날 보러 와요’를 꼭 보러 오세요.”

28일 부산 동래구 온천동 부산이주여성인권센터. 베트남 출신인 뚜엣 씨(25·여)는 20여 명의 동료와 함께 다문화 전통예술 공연인 ‘날 보러 와요’의 마지막 공연 준비에 비지땀을 흘렸다. ‘수요로비콘서트’가 열리는 29일 낮 12시 반 부산시청 1층에서 첫선을 보일 이 공연은 이주 여성들이 타국에서 생활하는 자신의 삶에서 활력소를 얻기 위해 손수 준비한 것이다. 프로그램 기획에서부터 준비, 훈련에 이르기까지 직접 하며 작품을 만들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올 5월부터 주 1회씩 4시간을 투자해 부산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음을 맞추고 춤사위를 익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진흥회와 부산이주여성인권센터가 마련한 이 공연은 20여 명의 이주 여성이 그동안 연습한 오카리나로 ‘나비야’를 연주하면서 막이 오른다. 이어 베트남 출신 12명이 나와 베트남 전통음악인 ‘우리 노래하자’와 ‘여름이 오면’을 선사한다. 필리핀 출신 8명은 전통춤을 펼쳐 보인다.

또 참석한 이주 여성 모두가 출연해 한국 대중가요인 ‘어머나’와 ‘무조건’을 합창하며 음악을 통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소통하자는 메시지도 전달한다. 한국 음악인 30여 명으로 구성된 메소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인어공주’와 ‘타이타닉’ 주제가를 부르는 것으로 40여 분간의 공연은 막을 내린다.

2차 공연은 올 9월 1일 오후 5시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위치한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강당에서 열린다. 마지막 3차 공연은 10월 8일 오후 7시 반 금정구 구서동 금정문화회관 강당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국내에서 4년째 살고 있는 필리핀 출신 서지니 씨(29·여)는 “한국에 살면서 이런 공연을 통해 한데 어우러지기는 처음”이라며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 지역의 다문화가족은 2006년 3996명에서 지난해 말 1만343명으로 급증했다. 부산 거주 외국인 역시 2006년 2만2433명에서 지난해 말 3만3192명으로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최근 ‘다문화가족 지원조례’를 마련했다. 다문화가족 지원프로그램도 43개에서 217개로 늘렸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4곳에서 1곳을 더 추가해 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벌여 나가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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