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쟁 참전용사 정전 기념일’로 선포한 27일 수도 워싱턴 하늘은 조기(弔旗)로 게양된 성조기가 하루 종일 펄럭였다. 백악관, 국무부, 재무부 등 주요 정부기관과 워싱턴모뉴먼트 및 내셔널몰 광장 등에는 대통령의 지시로 이른 새벽부터 조기가 게양돼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조기를 게양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의회도 이날 하원에서 리셉션을 열고 정전협정 체결 56주년을 기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워싱턴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 앞에서 워싱턴 재향군인회와 미국 한국전쟁 정전기념위원회 등이 공동 주최한 한미 연합 기념행사가 열렸다. 양국 참전용사 등 300여 명이 자리를 함께한 이날 행사에는 미국에서 육군참모총장 출신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이, 한국에서는 한 대사 등 대사관과 국가보훈처 관계자 등이 대표로 참석했다.
한 대사는 “6·25전쟁에 참전한 용사들과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분들은 모두 영웅”이라며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는 항상 이들 영웅에게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늘날 한국의 번영과 민주주의는 이들의 희생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며 우리는 항상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키 장관은 “오늘 한국의 민주주의는 약 60년 전에 자신을 고귀하게 희생한 이들에 의한 것”이라면서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의 참전 의미를 되새겼다.
29일에는 주미한국대사관 주최로 의회 한국코커스 회장인 에드 로이스(공화), 다이앤 왓슨 하원의원(민주) 등 미 의원들과 참전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원 레이번빌딩에서 정전기념 행사가 열린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