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 대통령상 박상현 군

  • 입력 2009년 7월 29일 02시 59분


제31회 전국학생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박상현 군(서산중 2학년)이 자신의 발명품인 ‘신개념 오르락내리락 롤스크린 당기미’를 소개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제31회 전국학생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박상현 군(서산중 2학년)이 자신의 발명품인 ‘신개념 오르락내리락 롤스크린 당기미’를 소개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제31회 전국학생발명품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박수민 군(인천고 1)이 자신이 발명한 ‘간편 수도꼭지 연결 커플러’를 앞에 두고 환하게 웃고 있다. 홍진환 기자
제31회 전국학생발명품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박수민 군(인천고 1)이 자신이 발명한 ‘간편 수도꼭지 연결 커플러’를 앞에 두고 환하게 웃고 있다. 홍진환 기자
대통령상 ‘롤스크린 당기미’ 박상현 군
국무총리상 ‘수도꼭지 연결 커플러’ 박수민 군 수상

‘제31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충남 서산중 2학년 박상현 군이 ‘신개념 오르락내리락 롤스크린 당기미’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또 국무총리상은 ‘간편 수도꼭지 연결 커플러’를 발명한 인천고 1학년 박수민 군이 차지했다. 이 대회는 국내 최고 권위의 청소년발명대회로 동아일보사와 교육과학기술부가 공동 주최하고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하며 한국야쿠르트가 협찬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올해 대회에서는 전국 초중고교생들이 2만69점을 출품해 열띤 경합을 벌인 끝에 298명의 수상자가 나왔다고 28일 발표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장은 “발명품에 대한 학생들의 애착과 열의가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은 과학적 원리를 활용했을 뿐 아니라 당장이라도 실생활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영식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출품하는 학생들의 긴장감을 덜어주기 위해 심사 전날 축제를 열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심사 장면을 실시간으로 방영해 참가자들에게서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금상 수상자 17명에게는 상금과 함께 12월 일본 미래과학관을 둘러보며 해외 과학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수상작 298점은 29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시관에서 전시되며, 시상식은 다음 달 13일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롤스크린 작동 줄 2개라 헷갈려
손잡이 하나로 오르내리게 설계”

○ 대통령상 박상현(충남 서산중 2년)

“교실 유리창에 걸린 롤스크린을 내리려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했어요. 똑같이 생긴 줄이 2개가 있어 어느 줄이 내리는 데 사용되는 건지 금방 못 찾았죠. 롤스크린을 간편하게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됐어요.”

충남 서산중 2학년 박상현 군은 학교 교실 유리창에 걸린 롤스크린을 내리다 느낀 불편함을 ‘다닥이’라는 독창적인 부품으로 해결한 발명품을 출품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롤스크린은 한 줄은 올리는 데, 나머지 한 줄은 내리는 데 쓴다. 사실 이 방식이 제작하기도 간단하고 조작하기도 쉽다. 하지만 줄 모양과 색이 동일하다 보니 간혹 어느 줄을 당겨야 할지 혼동을 줄 때가 많다. 박 군의 첫 아이디어는 두 줄을 한 줄로 줄여 혼동을 막자는 것이었다.

줄 하나로 롤스크린의 상하운동을 한꺼번에 조작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고민에 빠져 있던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는 친구가 눈에 들어왔다. “자전거 페달은 한쪽 방향으로만 움직이잖아요. 이 원리를 롤스크린의 당김줄에 적용해 보자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죠. 롤스크린을 올리든 내리든 아래쪽으로만 잡아당긴다면 헷갈릴 염려가 없으니까요.”

박 군은 이를 위해 롤스크린 줄에 부착할 수 있는 간단한 장치를 만들었다. 장치의 핵심 부품은 박 군이 직접 설계한 ‘다닥이’라는 플라스틱 상자. 이 상자에는 스프링이 들어 있어 줄을 아래로만 잡아당겨도 탄성력에 의해 위아래운동이 모두 일어난다. 가령 롤스크린을 위로 올리고 싶다면 장치 앞에 달린 버튼에서 상(上)을 선택한 뒤 줄을 아래로 잡아당기면 된다. 다닥이라는 이름은 스프링에 의해 줄이 밀려 올라갈 때 ‘다다다닥’ 소리가 나서 붙인 말이다. 박 군은 시각장애인이 이 장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버튼 옆에 상하에 해당하는 점자도 새겨 넣었다.

박 군을 지도한 하헌목 서산중 교사는 “상현이는 호기심과 탐구심이 매우 높은 학생”이라며 “아이디어를 발명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관찰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박 군은 “심사위원들에게 발명품을 설명할 때 반응이 너무 없어서 상을 탈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앞으로 발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도와주는 훌륭한 과학교사가 되고 싶다”고 장래 희망을 밝혔다.

“수도꼭지에 호스 연결 불편
간편한 밀착장치 만들었죠”

○ 국무총리상 박수민(인천고 1년)

“세탁기를 돌리려는데 수도꼭지에서 호스가 빠져 있더군요. 문제는 수도꼭지에 호스를 연결하는 장치가 너무 복잡한 거예요. 공구로 나사를 꽉 죄어야 해서 힘도 많이 들었죠. 쉽고 간편하게 수도꼭지와 호스를 연결하는 장치를 만들겠다고 결심했어요.”

인천고 1학년 박수민 군은 수도꼭지와 호스 연결장치 개발에만 꼬박 4년을 매달렸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이 주제로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 세 번이나 출전했다. 첫해엔 예선대회 입상에 그치더니 다음 도전에선 동상을,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드디어 국무총리상을 거머쥐었다.

그간 아이디어도 발전했다. 처음엔 손으로 연결장치를 돌려 죌 수 있도록 간편함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꽉 죄지 않으면 물을 틀었을 때 쉽게 새는 단점이 있었다. 안쪽에 홈이 파여 있는 수도꼭지에 딱 들어맞도록 연결장치도 만들어 봤지만 홈이 없는 수도꼭지엔 적용할 수 없다는 단점을 발견했다.

지난해 겨울 물풍선을 갖고 놀던 박 군은 호스로 물을 집어넣을 때 풍선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보고 불현듯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렸다. 수도꼭지 끝에 ‘작은 풍선’을 연결장치로 매달고 물을 틀면 풍선 안에 물이 차면서 수압이 생겨 풍선이 자연스럽게 수도꼭지에 밀착될 것이란 생각이었다.

일단 잘 찢어지지 않는 튼튼한 소재부터 찾았다. 타이어나 벨트에 쓰이는 우레탄고무를 점찍어뒀다. 그때부터 박 군은 우레탄고무 연결장치를 18개나 만들었다. 박 군을 지도한 인천고 구태희 교사는 “3월에 과학실에 찾아왔을 때 발명품에 대한 기본적인 구상은 끝나 있었다”면서 “수도꼭지에 연결장치를 직접 끼웠는지, 다양한 수도꼭지로 실험했는지 세세한 부분을 조언했다”고 말했다. 박 군은 “창문을 열어 놓고 가만히 생각에 잠기면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른다”며 “이번 발명품보다 더 멋진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한 번 더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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