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서울서 1시간반이면 광주서 남도정식 유혹

  • 입력 2009년 7월 28일 06시 27분


■ 호남고속철 착공… 지역 발전 큰 계기

호남고속철도가 24일 착공함에 따라 5년 후면 KTX를 이용해 서울에서 광주까지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게 된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광주까지 ‘반나절’이면 왕래할 수 있는 ‘교통 혁명’을 호남 주민들도 체감하게 되고 낙후된 지역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경부고속철 개통 이후 대구의 사례처럼 소위 ‘빨대 효과’로 지역 의료와 쇼핑 분야의 역외 유출이 가중되면서 수도권 집중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호남고속철은 2017년까지 11조3000억 원을 들여 충북 오송에서 전남 목포까지 고속철로 연결하는 사업. 1단계로 2014년까지 오송∼광주 구간이 우선 개통되고 광주∼목포 구간 2단계 사업은 2017년에 최종 완공된다.

총 5개 공구로 나뉜 1단계 사업 가운데 충청권 오송지역 공사는 2월 말 시작됐다. 24일 착공한 구간은 ‘3-2’(익산역∼황등역) 구간이다.

호남고속철은 평야지대가 많은 데다 35m 상판을 3∼5일 만에 초고속으로 연결하는 신공법을 채택해 경부고속철보다 공기가 훨씬 단축된다. 현재 호남선은 기존 선로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KTX를 타도 서울에서 광주까지 2시간 30분 이상 걸린다.

2014년이면 KTX가 시속 300km로 질주할 수 있어 서울∼익산 1시간 10분, 서울∼광주 1시간 40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단계 공사까지 끝나면 현재 3시간가량 걸리는 서울∼목포 구간을 1시간 46분에 주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KTX를 이용하는 승객이 현재보다 60∼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현재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을 이용하는 열차승객 연간 320만 명 중 72%가량인 230만 명이 KTX를 이용하고 있다. 2014년이면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를 이용하는 승객들뿐 아니라 고속버스 이용자들도 KTX를 선호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광주공항을 이용하는 항공승객도 비행기 시간과 별 차이가 없는 KTX로 바꿀 것으로 예상돼 ‘광주공항-무안공항 통합’ 여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으로 이원화된 KTX역이 2014년 호남고속철도가 완공되면 송정역으로 일원화되기 때문에 송정역의 KTX 배차 간격이 지금의 1∼2시간에서 30분가량으로 짧아져 이용하기 훨씬 편리해질 것으로 보이다.

또한 송정역세권이 광주의 거점 상업지역으로 발전하고, KTX 광주 차량기지가 하남역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청소와 경정비 분야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이날 착공된 전북 익산역도 전주와 군산, 미래 새만금지역의 철도 수요를 충족시킬 서해안권의 ‘철도 허브’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는 2017년 완공 예정인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인 광주∼목포 구간 노선도를 최종 확정할 때 KTX가 무안공항을 경유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 등은 호남고속철이 무안공항을 경유하면 6500억 원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간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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