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하루새 한인 4명 ‘사고’

  • 입력 2009년 7월 28일 02시 50분


술마신뒤 2명 실종… 음주車 탔다 사망… 자살

호주에 간 한국 젊은이들의 사망 및 실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7일 시드니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뉴사우스웨일스 주 그리피스 인근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던 김민석 씨(25)와 안경화 씨(26·여)가 22일 새벽 이후 연락이 두절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일하면서 여행할 수 있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호주에 간 두 사람은 다른 한국인들과 함께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금색 현대 엑셀승용차를 타고 떠난 뒤 소식이 끊겼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지갑 등 소지품을 숙소에 그대로 둔 채로 실종됐고 휴대전화도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총영사관 측은 “현재 경찰 헬기까지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22일 시드니대 근처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안모 씨(25)가 숨져 있는 것을 상인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수사를 벌인 결과 안 씨가 5층 높이 쇼핑센터 옥상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퀸즐랜드 주도 인근 마운트그라밧 지역에서 한국인 20대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가 음주운전을 하다 길옆 가로수를 들이받아 동승한 강모 씨(23·여)가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입국한 한국 학생은 3만4000명에 이른다. 이 중 지난해 360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1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007년에는 17명이 숨졌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이 언어와 문화를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철저한 목표의식이나 절제력이 없으면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음주운전을 하거나 도박에 빠지기 쉬운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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