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女참모 재럿 무한신뢰”

  • 입력 2009년 7월 28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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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시절부터 각별한 인연
수시로 독대 바깥이야기 들어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 밸러리 재럿(53·여·사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 “나와 미셸(부인 미셸 오바마)에게 가장 막역한 친구이자 여형제 같은 존재”라고 했던 재럿 선임고문의 백악관 행보가 화제다.

뉴욕타임스 매거진은 26일자 최신호 커버스토리에서 그를 “가장 영향력 있는 고문”이라고 평가한 뒤 “딱 정해진 영역도 없지만 대통령과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대통령을 움직이는 핵심 측근”이라고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노”라고 할 수 없는 2명의 인사를 꼽으라면 미셸 여사와 재럿 고문이라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공통된 견해일 정도. 형식상 그의 직함은 ‘공공 및 정부 간 관계’ 담당 고문이다.

이란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흑인 아버지와 아동심리학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럿 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증권거래소 이사회 의장과 2016년 시카고 하계올림픽 유치위원을 역임했고 부동산 개발회사인 ‘해비탯 컴퍼니’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시카고 시장실에서 일할 때 하버드대 법대를 졸업한 젊은 변호사 미셸 로빈슨 씨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뒤 오바마 대통령과도 교분을 쌓았다.

이후 재럿 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상원의원 도전 및 대선 과정에 깊숙이 간여하면서 최측근으로 떠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뉴욕타임스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내 눈과 귀처럼 나를 도왔고 가족 같은 사람이다. 가족의 친밀함과 정통 관료의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보기 드문 사람”이라며 “무한 신뢰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된 뒤 백악관이라는 ‘울타리’에 들어간 자신을 바깥세상과 연결해주는 가교역할을 하는 동시에 백악관 내에서 언제든지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친구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

재럿 고문의 힘은 정식 참모회의가 끝난 뒤 나온다. 공식 모임이 끝난 뒤라도 자신이 대통령에게 할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 독대를 청해 가슴속에 담아놓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사라는 것. 퍼스트 네임을 부르며 격의 없이 진행되는 대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모르는 백악관의 기류나 참모들이 직접 이야기하지 못하는 속내 등을 전해 듣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문을 의식한 듯 재럿 고문은 “나는 대통령비서실장이 아니고 뒷거래를 통해 대통령에게 비공식 민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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