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발주 덕분에” 건설사들 잇단 최대실적

  • 입력 2009년 7월 28일 02시 50분


현대건설 상반기 매출 43% 늘어 4조6402억
공공부문 수주 ‘1조 클럽’…올해 10개사 넘을 듯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불황 속에서도 잇달아 상반기 최대 매출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플랜트 수출 등 해외 건설 분야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데다 상반기 정부의 공공 공사 발주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상 대형 5개 건설사 정도에 해당하던 공공 부문 수주 ‘1조 클럽’에 올해는 10개사 이상이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건설 사상 최대 상반기 실적

현대건설은 27일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현대건설은 4조6402억 원의 매출과 2207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9% 증가했고 순이익은 1.9% 늘었다. 하이닉스 공장 건설 등 수익성 높은 대형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4% 감소했지만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이다.

현대건설의 상반기 수주는 국내 4조7088억 원, 해외 2조6489억 원 등 모두 7조3577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공공 부문 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81.5% 증가한 1조9518억 원에 달했다.

현대건설은 6월 말 현재 45조3541억 원의 수주 잔액을 확보하고 있어 5년치 이상의 일감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공 건설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고 해외시장도 확대되는 추세라 올해 목표인 매출 8조263억 원과 영업이익 4626억 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 꿈의 ‘1조 클럽’ 10개사 넘어설 듯

현대건설의 ‘낭보’는 21일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GS건설에 이어 두 번째다. 어려운 경기 상황 속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은 정부의 공공 공사 발주가 올 상반기에 집중된 것이 큰 몫을 했다.

건설사 수주 기준으로 올 상반기에 발주된 공공 공사는 모두 29조50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 공공 공사 발주물량보다 69.1% 증가한 것이다. 올 하반기에도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할 때 17.7% 늘어난 28조 원가량의 공공 공사 발주가 대기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해는 공공 부문 수주 ‘1조 클럽’ 회원도 10개사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상반기에 이미 2조 원 가까운 물량을 수주했고 GS, 금호, 롯데건설과 대림산업도 상반기에 1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7월 초 1조 원 수주를 돌파했다. SK, 동부, 계룡건설 등도 3분기에는 1조 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용일 박사는 “민간 수주 시장이 사상 최악의 수준이다 보니 대형 건설사들이 공공 부문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 발주 물량이 올해 집중돼 있기 때문에 민간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2010년 이후에도 대형 건설사들이 이 같은 실적을 올릴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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