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도 환영받는 백화점 상품권

  • 입력 2009년 7월 28일 02시 50분


휴대전화 요금 - 건강검진료 등 활용폭 늘어
환금성 높아 인기… 백화점 회수율은 떨어져

백화점 상품권이 백화점으로 돌아오는 ‘회수율’이 매년 떨어지고 있다. 백화점 계열사나 외식, 호텔 등에서 주로 써 오던 백화점 상품권을 최근에는 휴대전화 요금 납부, 병원 건강검진 등에도 결제수단으로 이용하는 등 활용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더욱 많아지면서 백화점으로 돌아오는 회수율은 계속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백화점 사용비율 줄고 마트 늘어

롯데백화점은 최근 ‘2008년 롯데상품권 회수 명세’를 분석한 결과 2004년 77.9%였던 백화점 회수 비율이 2008년에는 65.8%까지로 줄었다고 27일 밝혔다. 회수된 금액은 6500억 원에서 9400억 원으로 늘었지만 점유율은 4년 새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롯데상품권의 롯데마트 이용 실적은 19.3%에서 27.2%로 증가했다.

이 기간 백화점 상품권 사용액이 가장 늘어난 부분은 ‘패밀리레스토랑’ 등 외식업체. 2004년 롯데상품권으로 패밀리레스토랑을 이용한 금액은 전체의 0.1%도 되지 않는 7억 원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89억 원까지 증가했다. 4년 동안 사용금액이 1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롯데백화점이 7월 초 고객 39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백화점 상품권 사용처’ 설문 결과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한다. ‘앞으로 상품권 이용이 확대되면 좋을 곳’이란 질문에서 패밀리레스토랑(32.8%)이 1위를 차지했고 쇼핑(22.8%), 문화시설(21.2%) 등이 뒤를 이었다.

롯데백화점을 제외한 나머지 백화점들은 상품권 자체 회수율이 여전히 높지만 차츰 외부 사용 비율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2004년 백화점 29.6%, 이마트 65.8%였던 상품권 회수 비율이 2008년엔 각각 28.8%와 65.6%로 소폭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외부 가맹점의 상품권 회수율이 전산조회가 가능한 2006년 이후 62% 늘었다”고 설명했다.

○ 백화점 상품권의 진화는 계속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 상품권의 백화점 회수 비율 감소에 대해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범용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백화점 외에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다 보니 백화점으로 돌아오는 비율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7월 현재 75곳의 외부 가맹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에는 지난달 가맹점 계약을 한 ‘세브란스 건강검진센터’도 있다. 병원에서도 백화점 상품권 사용이 가능해진 것. 롯데백화점 측은 이 밖에 학생들의 학원비를 롯데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대형 학원들과 최근 가맹점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승인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백화점 상품권은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제2의 화폐’ 역할까지 기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료 시장이나 온라인몰 등을 중심으로 가맹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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